중국게임, '이순신 장군=중국 문명' 논란..한국게임 베끼기도 골치
중국 모바일 게임사가 이순신 장군의 소속 문명을 ‘중국’으로 표기한 광고를 내보냈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삭제했다. 최근 일부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게임을 대놓고 베끼는 등 논란을 키운 가운데, 중국게임의 ‘역사왜곡’ 행태까지 나타난 상황이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4399’의 한국법인 ‘4399코리아’는 신작 모바일 게임 ‘문명정복’을 출시하면서 지난 16일부터 게임 내 영웅들을 소개하는 광고를 올렸다. 이 광고에서는 이순신 장군을 ‘중국 문명’에 속한다고 소개했다. 문명정복은 한국, 일본, 중국, 로마, 아랍 등 세계 8대 문명이 등장하는 모바일 전략 게임이다.
이 광고를 본 국내 누리꾼들이 “역사 왜곡”이라며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4399코리아는 해당 광고를 삭제하고 “이미지 제작 작업 중 편집 실수가 발생했고 별도 검수를 받지 않은 상태로 광고에 사용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갑자기 개인 메시지로 많은 제보가 들어와 확인해봤더니 정말 말문이 막혔다. 선을 제대로 넘었네요”라고 밝혔다. 또 “회사 측의 해명이 있었지만, 중국이 그동안 게임을 지속해서 ‘문화 공정’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의혹이 있었던 데 주목해야 한다”며 그동안 중국 게임을 둘러싼 논란들을 사례로 들었다.
2020년에는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가 출시한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가 한국 진출을 기념하면서 ‘한복’ 아이템 의상을 선보였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이 “한복은 중국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국내 누리꾼이 반발하자 이 게임사는 한국판 서비스를 종료해버렸다. 지난해에는 중국 게임 ‘스카이: 빛의 아이들’에서 아이템으로 등장한 ‘갓’을 놓고 중국 누리꾼들이 트집을 잡았다. 이에 게임사 대표가 갓을 중국 문화로 여기는 발언을 해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들은 역사 왜곡 등 논란이 일면 사과는커녕 해명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문제제기를 하면 한국에서 해당 게임 서비스를 철수해버리는 식의 대응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중국 게임사들의 도를 넘는 ‘게임 베끼기’ 행태도 게임업계는 문제로 여긴다.
중국 게임회사 유주게임즈가 2019년 6월 출시한 ‘블랙엔젤’도 한국게임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게임회사 웹젠의 대표 게임인 ‘뮤’ 시리즈의 요소를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웹젠은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은 ‘블랙엔젤’이 웹젠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유주게임즈의 한국 법인 유주게임즈코리아에 손해배상금 10억원 지급 판결을 내렸다. 앞서 위메이드도 자사 게임 ‘미르의 전설 2’를 베낀 중국 게임사 킹넷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여 지난해 6월 승소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이전에도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를 모방한 ‘황야행동’,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를 모방한 ‘아라드의 분노’, 웹젠의 ‘뮤’를 베낀 ‘뮤X’ 등이 중국의 한국게임 베끼기 대표 사례로 연급돼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 게임사들이 꾸준히 중국 게임사들의 지적재산권(IP) 위반 문제를 지적하고 법적 대응을 하고 있지만 소송 기간이 긴 만큼 국내 게임사들의 피해가 큰 상황”이라면서 “중국 게임사들의 불법 행태를 근절할 묘안이 없어서 정부 차원에서 IP 표절을 막을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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