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실패" 성찰한 민주당 의원들.."이재명 사당화" 우려 스멀스멀

박광연 기자 2022. 7. 19. 16: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지방선거 패배는 입법 독주와 당내 다양성 부족 등 민주주의 위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19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8·2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재명 의원을 향해 “사당화 가능성”을 지적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토론회 발제에서 “민주당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민주주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7명이 공동 주최하는 연속 토론회 중 첫 토론 자리였다.

김 의원은 “우리는 개혁과 반개혁, 적폐와 청산, 피와 아라는 관점에서 내로남불을 합리화하고 진영 대결에서 반사이익을 누리는 흑백 민주주의에 안주했다”며 “대화와 토론을 하라고 만든 안건조정위원회를 승자 독식의 다수결로만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등을 밀어붙이며 국회 상임위원회 안건조정위 숙의 절차를 무력화시킨 민주당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토론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 구성의 다양성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관료 출신의 홍기원 의원은 “국민의힘은 행정 관료와 법조인 등 각종 사회 분야에서 경륜을 쌓은 사람들이 많이 가있는데 민주당은 상당히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허영 의원은 “당의 인재 관리 시스템의 문제이지 그 사람이 살아온 이력을 비난하는 건 잘못된 평가”라며 “국회의원 중 법조인과 관료 출신이 많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자신을 “TK(대구·경북), 김앤장, 공안검사 출신”으로 소개한 조응천 의원은 “나보다 시스템이 민주적이지 못하다”고 당내 문화를 비판했다. 조 의원은 “어떤 이슈에 대해 의원총회 등 워크숍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털어놓는 걸 보지 못했다”며 “당내 민주주의가 지금보다 많이 신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을 이끈 ‘촛불 민심’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성주 의원은 “촛불 민주주의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균형 발전 등 여러 목표가 있었지만 오늘날 남은 건 검찰개혁 하나이고 그것도 미완으로 남았다”며 “민주당의 가치와 이념, 철학에 따른 실질적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을 제외한 탄핵 연대로 만들어진 문재인 정부는 탄핵 연대 속에서 개혁 과제를 제출했어야 했다”며 “탄핵 연대를 철저히 깨부수면서 민주당만의 혈혈단신 개혁을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당내 민주주의와 관련해 “사당화가 우려된다”며 대선 후보를 지낸 이재명 의원을 향한 비판도 나왔다. 김종민 의원은 “개인 인물에 의존하는 메시아 정치가 여의도 정치의 고질적 문제인데 개선이 안됐다”며 “이재명이 아닌 국민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상징되는 사당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 양상이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윤영찬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사당화 위험성이 상당히 있다”며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민주적 질서와 과정이 굉장히 흐려졌다. 어떻게 (이 의원이) 인천 계양에 공천된 건지,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떻게 누가 데려온 건지가 명확히 드러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