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산불로 불타는 유럽..'핫스팟' 된 이유는

김서영 기자 2022. 7. 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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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툴루즈 시내 약국의 온도계가 17일(현지시간) 42.5도를 나타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 곳곳에서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은 네덜란드·스위스 등으로 확산할 전망이며, 폭염과 맞물려 잇따르는 산불로 인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폭염으로 인해 영국 존루이스 백화점의 선풍기와 에어컨 판매량이 각각 전년 대비 250%와 525% 급증했다고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상 처음으로 40도를 목전에 둔 영국의 풍경이다. 기존 최고 기온은 2019년 7월 25일 케임브리지의 38.7도였다. 영국 기상청은 40도 이상이 예상되는 18~19일을 기해 잉글랜드 지역에 최초로 폭염 적색경보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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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네덜란드와 벨기에도 각각 35도, 40도를 넘기며 역대 최고 기온에 도달할 것이라고 AFP통신 등은 보도했다. 스위스 또한 제네바의 낮 기온이 최고 39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돼, 20일까지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프랑스는 역대 가장 뜨거운 5월을 겪은 데 이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 더운 축에 속했던 동유럽 폴란드까지 지난달 무더위를 겪었고, 아일랜드 더블린은 1887년 이래 최고 기온(33도)을 기록했다.

스페인 자모라의 언덕에서 18일(현지시간) 밤중 산불이 타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뜨거워진 공기 탓에 산불이 잇따랐다. 가디언이 종합한 산불 지도를 보면 지난 일주일간 유럽 전역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인해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에서 이재민 수만명이 발생했다. 올해 산불 피해 면적은 이번달까지 프랑스 3만2000㏊, 스페인 3만㏊에 달한다. 이미 각지에서 열사병으로 수백명이 사망했으며 추가 인명피해 또한 예상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8일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해 “우리가 봐왔듯 기후변화가 사람들과 생태계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폭염은 큰 틀에서 보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다. 평균 기온이 19세기에 비해 2도 정도 상승하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릴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 폭염의 경우 포르투갈 연안의 분리 저기압이 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를 유럽으로 유입시켰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저기압은 주변 대기를 끌어들이는데, 유럽에서 제트기류가 두 갈래로 갈라지며 그 사이 저기압이 형성되는 바람에 뜨거운 공기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앞서 유럽을 ‘폭염의 핫스팟(중심지)’이라고 표현한 카이 코른휴버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분리 저기압이) 뜨거운 공기를 북쪽으로 밀어올린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독일 포츠담기후연구소의 에피 로우지 박사 역시 “지난 2주간 유럽에 이중 제트기류로 인한 분리 저기압이 형성됐으며 바람이 약한 지역에 폭염을 지속시켰다”고 설명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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