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前 회장 "아베 피살, 통일교가 본래 자리 벗어나 벌어진 일"
"통일교 지도부, 사과하고 잘못에 책임 져야"
일본 내 헌금 문제는 언급 없어.."자민당과 정치적 관계 아냐"
19일 곽 전 회장은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일교회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위 지도자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아베 총리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곽 전 회장은 "아베 총리의 사망 사건은 현재의 통일운동이 정도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교회 지도부들은 책임을 회피할 생각을 하지 말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잘못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고(故) 문선명 전 통일교 총재의 지시마저 거부한 교권 세력들이 통일운동을 가로채 이 지경까지 만들었기 때문에 전적으로 그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베 전 총리 살해범인 야마가미 데쓰야의 모친의 교단 활동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곽 전 회장은 1958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옛 통일교)에 입교해 천주평화연합 초대 의장, 통일그룹 회장, 세계일보 초대 사장 등 교단 최고위직을 지냈다. 프로축구팀 성남 일화의 구단주와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문선명 전 총재의 셋째 아들인 문현진 전 통일교 세계회장의 장인이기도 한 그는 문 전 회장이 내부 갈등 끝에 2009년 교단을 나오자 함께 통일교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회장은 지난 1998년 문현진 씨가 부친에 이어 세계회장에 오르자 교회 내 교권세력이 모친인 한학자 현 통일교 총재와 4남 문국진 씨, 7남 문형진 씨를 등에 업고 저항했다고 설명했다. 일본교회를 현금을 만들어내는 '경제부대'에서 정상적인 운동조직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일부 세력에 의해 가로막혔다는 것이다. 그는 "2012년 문선명 총재가 성화(사망)하자, 후계자로 선전해왔던 형진씨와 국진씨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축출됐다"며 "한학자 여사는 자신을 독생녀로 우상화, 신격화하며 교회권력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행위들은 모두 문 총재의 근본 가르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사람을 신격화·우상화하고 신도들의 재산을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강탈하는 종교는 세상을 미혹하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통일교회에서 과도한 헌금을 걷는 행태가 아베 전 총리 살해와 관련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곽 전 회장은 "저는 담당자가 아니어서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다만 "한국에도 (문선명) 총재 성화 이후 (일본 헌금이) 많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도) 청평에서 진행되는 건축공사가 돈이 엄청나게 들 텐데 어디서 오겠느냐 생각해봤는데 구체적인 것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문선명 전 총재의 7남 문형진 씨가 이끄는 '생추어리 협회'가 아베 전 총리 살해와 관련 있는지에 대해 곽 전 회장은 "거기와 연관돼 있는지는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통일교와 일본 자민당 사이의 유착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관계는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선명 전 총재가 아베 전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나,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과 가까운 사이였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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