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IT인력 쟁탈전 참전..네카라쿠배와 경쟁?

박순봉 기자 2022. 7. 19. 15: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신입사원 교육 장면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배터리 3사’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정보기술(IT) 인력 확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면서 배터리 회사들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전기차와 연계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IT 분야가 중요해져서다. 향후 사업의 승패는 IT 인력들 확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화학 계열 회사로 인식됐던 배터리 회사들의 IT 색채가 진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성장하는 배터리 회사들이 IT 인재 영입에 나서면서, 전통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와 인력 경쟁을 벌이는 구도도 빚어졌다.

19일 배터리 3사 홈페이지의 채용 공고를 보면, IT 관련 인력 채용이 다수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2월24일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모집 기간으로 낸 상시 공고에선 ‘시스템 개발’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 ‘제조지능화’ 같은 IT 분야 채용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14일 낸 ‘2022년 7월 경력사원 모집(AI소프트웨어 분야)’ 공고에서도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반의 알고리즘 개발자를 선발 중이다.

삼성SDI도 비슷하다. 삼성SDI의 ‘기술혁신센터 경력사원 수시 채용’ 공고를 보면, ‘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생산 운영 시스템(MES) 개발 및 운영, 물류자동화 시스템 개발 및 운영 분야의 인력을 채용 중이다. SK온도 지난달 13일부터 올해 말까지로 내놓은 상시 채용 공고를 보면, ‘글로벌 IT 거버넌스 업무’ ‘해외 IT주재원’ ‘IT기획’ ‘AI 전문가’ 등을 채용 중이다.

업계는 정확한 IT 인력 채용 규모를 공개하고 있진 않다. 3사 중 가장 적극적인 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1년 사이 약 2000명을 신규 채용했고, 이 중에서 IT 관련 인력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배터리 회사들도 IT 인력 채용이 주요 과제다.

최근 개발자들의 몸값이 상승하면서 인력 쟁탈전 양상도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2년 연속 10% 임금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T인력 채용이 중요해지면서 임직원이 최우선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근무환경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 경쟁에서 생산 경쟁으로 전환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3사가 그동안 수주 경쟁을 벌였다면, 이제는 생산 단계로 전환됐다.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공급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든 것”이라며 “배터리 3사는 제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IT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카라쿠배’로 대표되는 국내 ICT 기업들에 집중돼 있던 인재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 업체의 주 공급처가 자동차 회사라는 점도 IT 인력 확보의 필요성으로 거론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화학 업체로만 흔히 인식을 해왔지만 배터리는 화학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라며 “전기차 시대에는 AI, 자율주행, 폐배터리 처리 등을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과 기기를 다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IT 인력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