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이언스파크' 찾은 옐런 장관..LG화학, 북미 투자 속도낸다(종합)

박순엽 2022. 7. 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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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美 재무장관, 방한 첫 일정으로 방문
"공급망 문제, 한·미 포함 동맹국 간 협력 중요"
신학철 부회장, 직접 안내 나서 '미국 인연' 강조
"2025년까지 북미 내 110억달러 이상 투자 계획"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만나 배터리(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동맹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에서 한국 배터리·반도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신 부회장은 북미 지역 내 배터리 공급망을 현지화하고자 미국 내 양극재 공장 신설을 검토하는 등 북미 지역에 오는 2025년까지 110억달러(14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논의를 통해 공급망 협력에 힘이 실리면 LG화학의 북미 배터리 소재 관련 투자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서울 강서구 LG화학 마곡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화학)
옐런, ‘프렌드쇼어링’ 강조…“경제질서 유지해야”

옐런 장관은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화학(051910) 마곡 연구·개발(R&D) 캠퍼스를 방문했다. 옐런 장관이 방한 기간 찾는 국내 기업은 LG화학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움직임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캠퍼스는 차세대 양극재·분리막 등 미래 배터리 소재 연구를 진행하는 시설이다.

옐런 장관은 도착 직후 LG화학의 지속 가능·탄소 중립 전략에 관한 설명을 들은 뒤 신 부회장과의 간담회에서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옐런 장관은 이 자리에서 “LG화학과 같은 한·미 양국 기업들이 노력한 덕분에 양국이 굳건한 경제 동맹으로 성장했다”며 민간 분야에서의 꾸준한 협력을 요청했다.

옐런 장관은 간담회 이후 열린 회견에서도 공급망 체제를 주요 동맹국이나 파트너 위주로 재편하는 이른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급망 문제의 취약성은 미국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동맹국과의 협업을 통해 공급망을 관리하면서 지금까지 수립해온 경제질서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화학을 포함해 현대차,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상황을 언급하면서 “한·미 양국 경제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면 세계 경제도 탄력을 받고 건강해질 수 있다”며 “최근 한·미 소비자들이 공급망 문제, 물가 인상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타격을 예방하기 위해선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전쟁 등 러시아와 중국의 독단적인 행위에 맞서 현재의 경제질서를 유지하는 일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양국의 굳건한 경제 동맹과 협력이 앞으로 우리가 경험할, 또는 최근 경험하고 있는 여러 충격을 극복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LG화학 마곡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화학)
신학철 “북미 협력·투자 지속”…옐런에 ‘야구 유니폼’ 선물

이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직접 옐런 장관을 맞이한 뒤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는 옐런 장관이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얼마나 더 사용할 수 있는지’, ‘배터리 안에 양극재나 리튬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등을 묻자 직접 답하며 LG화학의 사업 역량을 소개하기도 했다. 소재 공급망 부문에서 최근 북미 지역의 여러 리튬 회사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지닌 미국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연구는 지난 2000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연구법인 설립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2004년 미국 에너지부와 미국 자동차 업체의 배터리 개발 컨소시엄 프로젝트 수주 △2009년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 등을 함께 언급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LG화학 마곡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간담회를 마친 뒤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신 부회장은 미래 협력을 위한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북미 지역 양극재 소재 공장 신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북미 지역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를 위해 투자하는 금액만 오는 2025년까지 11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며 “배터리 재활용 기술에도 꾸준히 투자해 배터리 전 생애 주기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배터리 소재 분야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양극재부터 분리막, 탄소나노튜브(CNT), 방열 접착제, 음극 바인더, BAS(Battery Assembly Solution)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세계 최고 종합 배터리 소재 회사’를 목표로 2025년까지 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신 부회장은 옐런 장관의 이름을 넣은 LG트윈스 야구 유니폼 등을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야구에서 공을 주고받는 투수와 포수의 조합을 ‘배터리’라고 부르는 데서 착안한 선물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서로 이온을 주고받으며 전류를 만들 듯 글로벌 배터리 소재 공급망에서도 양측이 함께 호흡을 맞추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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