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 차단 위협..'탈원전' 獨마저 가동 연장 검토

이태규 기자 2022. 7. 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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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보장할 수 없다는 '불가항력' 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독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차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유럽 고객사 최소 3곳에 14일 서한을 보내 특별한 상황 때문에 가스 공급 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면서 '불가항력' 선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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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프롬 '불가항력' 선언에
노르트스트림1 중단 불안감
사우디 사실상 증산 거부 겹쳐
러시아發 에너지 위기 재고조
독일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 스트림1 파이프라인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러시아가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보장할 수 없다는 ‘불가항력’ 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독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차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다시 고조되자 탈원전 국가인 독일은 원전 가동 연장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유럽 고객사 최소 3곳에 14일 서한을 보내 특별한 상황 때문에 가스 공급 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면서 ‘불가항력’ 선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업 간 거래에서 천재지변 등이 발생할 경우 계약 이행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조치다. 가스프롬은 이번 조치가 6월 14일부터 소급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가스프롬이 가스 공급을 꼭 중단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다만 만약 계약서상의 의무를 다하지 못해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익명의 한 업계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 서한이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르트스트림1은 이달 11일부터 열흘간의 연례 정비에 돌입해 예정대로라면 21일부터 가스 공급을 재개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가 순순히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한 상황에서 불가항력 선언까지 나오자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ABN암로의 한스 반클리프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선언이 “정비 이후에도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첫 번째 힌트”라고 평가했다.

불안감이 커지자 독일 경제부는 18일 “올해 말 가동을 종료하기로 한 원전 3기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을 추진해왔으며 올 1분기 전력 생산량의 6%를 책임져온 원전 3기의 가동을 올해 말 종료해 탈원전을 완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겨울철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원전 수명과 관련한 전문가 평가를 의뢰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도 증산 성과를 내지 못한 미국 정부도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 산유국들의 증산을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름 내에 (미·사우디) 회담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다음 달 3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OPEC+’ 회의에서 증산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산유국들의 증산 여력 자체가 크지 않다는 관측 속에 국제유가는 또다시 급등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13% 급등한 배럴당 102.60달러, 브렌트유는 5.05% 오른 106.27달러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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