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당대회 레이스 시작..'어대명' 구도 깨질까?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가 막을 올렸다. 총 8명이 총 입후보한 당 대표 선거에서는 이재명 의원의 '1강' 구도가 뚜렷하고, 17명이 입후보한 최고의원 선거에선 '친명 대 반명'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당장의 관심은 누가 예비경선, 즉 컷오프를 통과하고 본선행을 하느냐다.
민주당은 지난 17일부터 양일 간 전당대회 출마자 서류 등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당 대표 선거 후보는 이 의원과 86세대(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김민석 의원, 친(親)이낙연계 대표격인 설훈 의원, 97세대(90년대 학번, 1970년대생)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 이동학 전 최고위원 등 총 8명으로 확정됐다.
전당대회는 이제 시작이지만 당 대표 선거는 본격 경쟁에 돌입하기도 전에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가 굳어져가는 형국이다. 이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어 국민 여론조사 30%, 중앙위원회 투표 70%로 선정되는 예비경선(컷오프) 통과가 무난해 보인다. '어대명'을 깨기 위한 나머지 후보들의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이 의원을 제외하면 누구도 1차 관문인 컷오프 통과를 쉽게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현재 당 내에서 유력하게 점쳐지는 컷오프 통과 3인 시나리오는 '이박박', 즉 이 의원과 박주민·박용진 의원이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박주민 의원은 국회 입성 전부터 '세월호 변호사'로 인지도를 쌓았고 원 내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도해 강성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비교적 조직세가 튼튼하지 않고, 범친명계로 분류돼 지지층이 이 의원에게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박주민 의원과 '양박'으로 불리는 박용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선전하며 인지도를 다진 케이스다. 20대 국회 당시 당내 소신파들을 일컫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그룹의 일원으로, 당 내 대표 쇄신파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이 때문에 당 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고, 눈에 띄게 밀어주는 동료 의원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최다선 후보인 5선의 설훈 의원은 '반명' 입장을 가장 확고히 하고 있는 후보다. 설 의원은 지난 17일 이 의원 출마 선언 직후 불과 한 시간 만에 도전장을 내밀어 눈길을 끌었다. 친낙 의원들뿐 아니라 최근엔 일부 친문재인계 의원에게도 표심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중 인지도에서 밀리는 데다가, 당 내 일고 있는 '세대 교체론' 기류를 고려하면, 출마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병원·강훈식 의원의 경우 각각 친문 진영·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이 밀고 있어 조직세가 탄탄한 편이지만, 역시나 인지도에서 뒤떨어진다는 평이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당 대표 선거 구도에 대해 "예전 룰대로라면 중앙위 투표 100%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이 됐는데 여론조사가 들어가서 알 수 없게 됐다"면서 "인지도는 박주민·박용진 의원은 높지만 조직 면에서는 강병원·강훈식 의원이 유리하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또다른 재선 의원은 "박주민·박용진 중에선 인지도로는 박주민이 비교적 높지만, 친문 진영 일부에서 '여론조사가 높은 박용진을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어대명'을 넘어서기 위한 유력하고도 강력한 방안은 단일화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과 시점에 대해서도 후보들마다 제각각 다른 셈법을 갖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높은 박용진 의원은 컷오프 전에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상대적 열세를 보이고 있는 나머지 후보들은 일단 컷오프 전까진 각개약진하다가, 컷오프 후 단일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로선 후자 의견이 다수인 만큼 컷오프 이후 단일화가 추진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표와 함께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명 대 반명 구도가 뚜렷하다. 이재명 의원의 러닝메이트 박찬대 의원을 필두로, 친명계에서는 서영교, 정청래, 양이원영, 이수진(동작을), 장경태 의원 등이 출마 등록을 완료했다.
이에 맞서 친문계에서는 고민정, 윤영찬 의원이, 범(凡)친문계에서는 송갑석, 고영인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원외에서는 권지웅, 김지수, 박영훈, 안상경, 이경, 이현주, 조광휘 후보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고위원은 총 5명을 뽑는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당 대표 후보 가운데 최종 3명의 후보를 가리기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한다. 최고위원은 8인으로 압축된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 전당대회 레이스 시작…'어대명' 구도 깨질까?
- BA.5 조만간 우세종화…국내 감염 검출률 50% 육박
- "변기 내릴 물도 없다"…도시는 모르는 지역의 '물 이야기'
- 93세 산불 이재민 김옥자 할머니가 '1600만 원'을 받기까지
- '공정'은 '당장' 원하면서, 왜 '차별금지'는 항상 '다음에'인가?
- '촌놈들의 서울살이'를 고민하는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 대행에게
- 尹대통령 "우리 정부는 과학 방역…자율·책임 중시"
- 코로나 새 확진자 석달 만 최대…'켄타우로스' 유행 파도까지 오나
- 공권력 투입? 필요할땐 안 보이다 뒤늦게 기름붓는 윤석열 정부
- 尹대통령, 지지율 하락 질문에 "원인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