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링'에 '켄타우로스'까지.. 코로나 끝은 어디에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가운데 신규 변이 유입으로 코로나19 재유행 규모와 기간이 예상을 웃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9일 7만 3582명으로, 전날(2만 6299명)의 2.80배로 급증했다. 1주일 전인 지난 12일(3만 7347명)의 1.97배로, 1주 사이 확진자 수 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BA.5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재유행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전파력과 면역 회피 성질이 더 센 변이인 BA.2.75(일명 켄타우로스)까지 동시에 발생한 것은 악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파력 강한 두 변이 바이러스 잇따라 유행 가능성
BA.2.75가 지난 1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확산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전파력이 강한 두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짧은 간격을 두고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우세종화 되어가고 있는 BA.5보다 BA.2.75의 전파력·면역회피 능력이 더 강하다면 BA.5로 인한 유행 정점이 나타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BA.2.75로 인한 또 다른 정점이 나타나 '쌍봉형' 유행이 될 가능성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4일 인천 거주 중인 60대 확진자로부터 BA.2.75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지난 8일부터 증상이 발생해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검체 정밀 검사를 통해 이날 BA.2.75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BA.2.75는 왜 '켄타우로스'로 불리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새로운 하위 변이인 BA.2.75는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半人半獸)'와 '은하(galaxy)'의 이름이기도 하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면역 회피 성질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전 하위 변이들보다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아 바이러스가 더 효과적으로 세포와 결합함으로써 면역 회피력이 높다. 스파이크 유전자 변이 수는 BA.2의 경우 28개인데, BA.2.75는 이보다 8개 더 많은 36개라는 게 방대본의 설명이다.
사실 '코로나 켄타우로스'는 정식 명칭이 아니다. 코로나 켄타우로스로 명명된 변이의 정식 분류는 'BA.2.75'다. 그러면 '켄타우로스'라는 명칭은 어떻게 붙여진 걸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과학자들과 논의를 통해 관심을 가져야 할 변이에는 그리스 문자를 부여하기로 했다. 바이러스 변이 명칭은 원 이름 뒤에 알파, 베타, 감마, 오미크론, 엡실론 등 그리스어 알파벳을 붙이는 것이다. '관심' 변이나 '우려' 변이에 한정해 명칭을 붙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이가 처음 발견된 지역 명칭을 활용할 경우 해당 지역에 부정적인 편견이 생길 수 있는 데다 일반인이 부르기 쉬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당초 WHO는 조류나 그리스 신 이름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지만 상표권 침해 가능성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위터 유저인 사비에르 오스탈레가 '은하' 이름 붙여
그러면 왜 코로나 변이인 BA.2.75는 그리스 알파벳이 붙지 않고 '코로나 켄타우로스'로 명명된 걸까.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공유해온 사비에르 오스탈레(Xabier Ostale)라는 트위터 유저가 지난 1일 "내가 BA.2.75 변이에 은하의 이름을 붙였다. 새 이름은 켄타우로스"(I have just named BA.2.75.variant after galaxy. its new name is Centaurus strain)라는 트윗을 올렸다. 오스탈레는 감염병 전문가가 아니지만 그가 붙인 이름은 약 10개국 언론에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로 대서특필됐다. WHO는 BA.2.75를 '주시' 중으로, 따로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으며, 공식적으로 '켄타우로스'라고 부르지 않고 있다.
◇ '코로나 켄타우로스'가 우세종 될 수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BA.2.75'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만큼 '코로나 켄타우로스'로 인한 코로나 재유행도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동안 BA.5가 조만간 국내에서 우세종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컸는데 BA.2.75가 국내에서 더욱 빠르게 전파된다면 우세종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 켄타우로스'의 중증화율과 치명률과 관련해선 감염자들이 대체로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아직 변이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기존의 코로나 변이보다 더욱 치명적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방역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BA.2.75는 BA.2(스텔스 오미크론)에서 파생된 하위 변이로, 인도에서 지난 5월 첫 발견된 이후 미국·호주·독일·영국·일본·뉴질랜드·캐나다 등 10여 개국에서 가파르게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에서 BA.2.75 점유율은 6월 20일 7.9%에서 일주일만인 같은 달 27일 51.35%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과 추가 접종,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 대책이 최선의 대응"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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