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말고 대통령이 거제 대우조선 가라" 종교계 '쓴소리'

장예지 2022. 7. 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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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 파업에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자, 종교계가 정부의 역할은 노동자 위협이 아닌 적극적인 중재라고 목소리를 냈다.

3개 종교 노동인권연대(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9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담화문을 통해 노동자들의 절박한 행위를 불법점거로 규정하고 엄정대응을 예고했다. 이러한 대처는 반드시 파국으로 이어질 것이고 전 국민적인 저항을 낳을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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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공권력 투입 시사에 불교·개신교·천주교 공동성명
"엄정대응 예고 파국뿐..정부, 적극적 중재 나서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문제 해결에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 파업에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자, 종교계가 정부의 역할은 노동자 위협이 아닌 적극적인 중재라고 목소리를 냈다.

3개 종교 노동인권연대(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9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담화문을 통해 노동자들의 절박한 행위를 불법점거로 규정하고 엄정대응을 예고했다. 이러한 대처는 반드시 파국으로 이어질 것이고 전 국민적인 저항을 낳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는 불법점거 운운하며 엄정대응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열악하고 위험한 노동환경을 철저히 감시하고 개선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48일째 이어지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의 파업에 대화가 아닌 엄정 대응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국민이나 정부나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고, 곧바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로 이동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앞서 전날(18일)에도 정부는 합동담화문을 발표해 “정부는 노사 자율을 통한 갈등 해결을 우선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형사처벌 및 손해배상 청구 등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이 6월24일 화물창 바닥에 가로·세로·높이 1m의 철 구조물을 안에서 용접해 자신을 스스로 가둔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제공

종교계는 이 같은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정부와 산업은행이 직접 나서 노사정 3자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3개 종교는 공동성명을 내 “지난 2015년 발생한 조선 산업 불황 이후 지금까지 7만6천여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됐고 남아있는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은 30%가량 삭감됐다”며 “점거를 중단하면 교섭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말은 너무나 잔인하다. 노동자들의 파업은 수많은 대화 시도가 무산되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최후의 수단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즉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이자 실질적 관리자로서 파업으로 인한 손실만 따지며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성실히 교섭의 자리를 마련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지몽 스님은 “윤 대통령에게 호소한다. 경찰이나 검찰의 잣대로 사회적 약자, 비정규직 노동의 현장을 바라보지 말고 그들이 요구하는 불평등과 차별의 외침을 듣길 바란다”며 “경찰청장이 헬기를 타고 거제로 갈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아니면 비서실장, 산업은행장을 거제로 내려보내 하청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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