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발도 작은 키도 이겨낸 우상혁의 비상..한계는 없다

김지섭 2022. 7. 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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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게 비상했다.

이번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5위 안에 든 선수 중에 우상혁이 가장 작았다.

우상혁은 "높이뛰기 선수가 자신의 키보다 50㎝ 이상 뛰는 게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예전부터 내 평생의 목표를 2m38㎝로 잡았다"고 밝혔다.

2022시즌 남자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도 우상혁이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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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의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위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환호하고 있다. 유진=EPA 연합뉴스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게 비상했다. 양발 크기가 다른 ‘짝발’도, 높이뛰기 선수치고는 작은 키도 ‘은빛 도약’에는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우상혁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오른발이 택시 바퀴에 깔리는 중상을 당해 발바닥을 50바늘 꿰매는 대수술을 받았다. 성장기에 오른발 성장이 일정 기간 멈춘 탓에 오른발(270㎜)이 왼발(275㎜)보다 작다. 불행 중 다행은 디딤발이 왼발이라는 점이다. 우상혁도 “왼발을 다쳤으면 높이뛰기 선수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짝발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걷거나 뛸 때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우상혁은 외발서기 등 균형 훈련을 하며 짝발을 극복했다. 그는 “아무래도 발 크기가 달라 균형감에 문제가 있었다”며 “균형감을 유지하는 훈련을 많이 해 균형을 잡으니 높이뛰기 하는데 짝발이 더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체조건도 높이뛰기 선수로는 최적화되지 않았다. 우상혁의 키는 188㎝로 경쟁자들보다 작다. 정상급 선수들은 키가 보통 190㎝ 이상이다. 이번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5위 안에 든 선수 중에 우상혁이 가장 작았다.

우상혁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홀름(스웨덴)을 롤모델로 삼고 세계 정상에 오르는 꿈을 키웠다. 홀름은 181㎝의 작은 키로도 세계를 제패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2m40㎝다. 홀름의 경기 영상을 자주 챙겨봤다는 우상혁은 “작은 키로 성공한 선수가 많다”며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상혁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를 넘어 4위에 오르자 홀름도 우상혁을 주목했다. 이 경기를 지켜본 홀름은 우상혁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찾아 팔로우했고, 이를 확인한 우상혁은 우상과 SNS 친구가 됐다며 기뻐했다.

둘의 SNS 아이디도 비슷하다. 홀름은 ‘scholm240’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한다. 숫자 240은 자신의 최고 기록을 의미한다. 우상혁도 자신의 목표인 숫자를 담아 ‘woo_238’를 쓴다. 우상혁은 “높이뛰기 선수가 자신의 키보다 50㎝ 이상 뛰는 게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예전부터 내 평생의 목표를 2m38㎝로 잡았다”고 밝혔다.

짝발과 신체조건의 한계를 딛고 높이 날아오른 우상혁은 한국 육상 트랙ㆍ필드 종목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됐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신기록으로 역대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랐고, 올해 3월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는 한국 육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2022시즌 남자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도 우상혁이 지키고 있다.

이제 우상혁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내년 3월 중국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8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이 예정돼 있다. 2024년에는 대망의 파리올림픽이 열린다. 특유의 긍정의 힘과 기록을 꾸준히 경신하는 경기력을 볼 때 올림픽 금메달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우상혁은 “또 세계선수권, 올림픽이 남았다”며 “금메달을 따는 더 역사적인 날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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