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에 이어 애플도 '긴축 경영' .. 경기침체 우려 커져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잠재적인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내년 일부 사업부의 고용과 지출 증가 속도를 줄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기업들까지 연이어 긴축 경영에 나서면서 시장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애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내년에 일부 사업 부문의 연구개발(R&D)·채용 예산을 예상보다 적게 책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통상 매년 5∼10%가량 인원을 늘려왔으나, 내년에는 일부 부서의 인원을 늘리지 않고 직원이 퇴사해도 충원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좀 더 신중히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앞서 중국 등지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했던 2019년 초에도 채용을 줄인 바 있다.
다만 애플이 최근 투자와 고용에 있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애플은 지난 몇 년간 연구개발에 막대하게 투자하고 인재도 적극적으로 고용했으나, 최근 몇 개월간에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생산이 중단되는 등 공급망 문제에 직면했다. 애플은 지난 4월 이 문제로 인해 이번 분기 최대 80억달러(약 10조5000억원)의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매출 총이익과 영업비용에서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코로나19와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의 움직임은 특히 최근 다른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의 긴축 경영 움직임과 결부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긴장감을 높였다. 앞서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과 아마존,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스냅 등도 지출·채용 축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는 감원에 나서기도 했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수석투자책임자(CIO)인 킴 포레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움직임은 새로운 것과 새로운 회사, 새로운 제품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반영한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이들 기업에서도 문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경기 침체 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 측은 블룸버그 등의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애플의 주가는 긴축 경영을 예상하는 보도로 인해 전날보다 2.06% 떨어진 147.0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전체 시장과 비슷한 수준인 전년 대비 17% 정도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애플은 향후 구인난을 극복하고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보상 예산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다수의 시간제 매장 직원과 기술지원 담당 직원들의 급여를 5∼15%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말 4종의 아이폰 새 모델과 애플워치, 새로운 데스크톱과 랩톱, 성능이 향상된 애플TV 셋톱박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며, 내년에도 혼합현실(MR) 헤드셋 등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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