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자금 끊어야 하는데"..미·유럽, 우라늄은 脫러시아 난항

방성훈 2022. 7. 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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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産) 원유·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면서 에너지 부문에서 탈(脫)러시아를 시도하고 있지만, 원자력발전 원료로 쓰이는 우라늄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이 우라늄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캐나다와 카자흐스탄(각 2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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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에 우라늄 16% 의존..원전 연료 농축우라늄은 23%
석탄·가스부족 시달리는 EU, 우라늄 20% 러에서 수입
원전 가동·탈탄소 차질 우려에 러 기업 제재 못해
대체 공급처도 제한적.."재고 쌓인 日서 일부 조달 가능성"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産) 원유·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면서 에너지 부문에서 탈(脫)러시아를 시도하고 있지만, 원자력발전 원료로 쓰이는 우라늄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사진=AFP)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이 우라늄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캐나다와 카자흐스탄(각 22%)이다. 러시아는 16%로 3위를 차지했다. 원전 연료인 농축 우라늄의 경우 미국은 23%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같은 해 유럽연합(EU)도 우라늄 수입의 20%를 러시아에 의존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우라늄을 대(對)러시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또 러시아의 우라늄 공급업체 로사톰에 대해서도 제재를 검토만 했을 뿐 아직까지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고 있다. 제재시 미국과 유럽 원전 운영에는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을 줄인 탓에 에너지 가격이 급등,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원전 가동까지 멈출 수 없는 실정이다.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끊겠다는 미국과 유럽 입장에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우라늄 매장량은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이를 직접 가공하는 것보다 러시아 등 다른 국가의 우라늄을 사서 쓰는 게 더 저렴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수입에 의존해 왔다. 특히 업계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산업 자체가 쇠퇴하면서 해외 의존도가 심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엔 대러 제재 필요성이 커지면서, 자체 생산을 시도하고 있다. 미 센트라스·에너지가 규제당국의 허가를 얻어 올해 안에 최대 농축도 20%의 우라늄 연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 가능 시기가 불분명하다. 아울러 미국은 탈탄소 정책에서 원전을 활용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규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핵무기 원료이기도 한 우라늄은 국제 규제와 감시가 엄격해 다른 자원들과 달리 대체 공급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 현재 전 세계 농축 우라늄의 35%를 로사톰과 관련 자회사가 공급하고 있으며, 영국 우렌코(30%)와 프랑스 오라노(14%)가 각각 뒤를 잇고 있다. 4위는 미국과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의 기업이다.

이에 닛케이는 미국이 일본에서 일부 우라늄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5월말 한미, 미일 정상회담에서 각국 성명에 ‘우라늄 연료를 포함해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위한 공동의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문구가 담겼는데, 이는 미국이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일본은 러시아산 우라늄 의존도가 매우 낮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이 축소되면서) 일본 전력회사들이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 우라늄 제품을 미국에 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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