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보다 중요해진 호남 민심..속속 내려가는 민주당 대표 후보들

박광연 기자 2022. 7. 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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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후보자 포토섹션 행사에서 예비후보자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호 3번 이동학 전 최고위원, 기호 4번 이재명 의원, 기호 5번 강훈식 의원, 기호 6번 강병원 의원, 기호 7번 박주민 의원. 박용진·김민석·설훈 의원은 지방 일정 등을 이유로 행사에 불참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들이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으로 줄줄이 향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투표율이 전국 최저치를 기록하고 예비경선 통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호남 민심 껴안기가 여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표 후보로 등록한 8명 가운데 박용진·김민석·강훈식·강병원·설훈 의원 등 5명이 각자 출마 선언 이후 19일까지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지역을 방문했다. 짧게는 이틀, 길게는 나흘 간 일정으로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당원들을 만나거나 현지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역 맞춤형 비전을 발표하는 식이다.

민주당 당권 주자들의 호남 방문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최근 다소 냉랭해진 호남 민심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양상이다. 올해 3월 대선 당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81.5%)을 기록한 광주의 6월 지방선거 투표율(37.7%)이 최저치를 나타내며 당내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강병원 의원은 지난 10일 광주를 방문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광주 투표율 37.7%는 절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라며 “정신 차리고 반성해 혁신·통합하라는 호남의 절실한 명령이자 회초리”라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3일 광주지역 기자간담회에서 “37.7% 투표율은 대선 패배에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호남 기득권에 안주하는 민주당에 정말 중요한 비판”이라고 말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진단 과정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민주당 정체성을 재확인한다는 취지도 담겼다. 설훈 의원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와 전남은 그야말로 우리 당의 심장이자 뿌리”라며 “방문할 때마다 큰 책임감과 엄숙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민석 의원은 지난 15일 광주를 방문해 올린 SNS에 “호남은 민주당 정신의 근본이자 변화의 중심축”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민주당다움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28일 본경선 후보 3명을 추리는 예비경선(컷오프) 투표에 참여하는 호남 출신 당 중앙위원들의 영향력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도 엿보인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어려워지면서 중앙위 구성원 중 기초자치단체장 숫자가 많이 줄었는데, 상대적으로 호남 지역 기초자치단체장 숫자는 건재한 편”이라며 “호남의 분위기가 전해지면 중앙위에서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도 전날 3박4일 호남 일정을 마치고 SNS에 “호남 민심을 받들며 전당대회를 시작한다”며 “지역과 세대, 젠더와 계파를 통합해 민주당을 미래로 이끌겠다”고 ‘유일한 비수도권 대표 후보’임을 호소했다. 예비경선 투표에는 중앙위원 70%, 일반국민 30%가 반영된다.

호남 정치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계승하겠다는 목소리도 한결같이 나오고 있다. 유력 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은 지난 17일 출마 선언에서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 조화돼야 한다는 김 전 대통령 말씀을 정치에서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전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광주에서 지지자 모임을 열기도 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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