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안대 흉내' 유튜버들..1심 "모욕 맞다" 벌금 200만원

기사내용 요약
'안대쓰고 출석' 정경심 교수 모욕 혐의
유튜버 측 "풍자·해학 형태 표현했을 뿐"
1심 "피해자 희화화…모욕 해당" 벌금형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법정 출석 모습을 흉내 내며 '안대 퍼포먼스'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들에게 1심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심현근 판사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 염모(61)씨와 박모(42)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6~9월 사이 입시비리 관련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출석하던 정 교수가 당시 안대를 착용한 모습을 유튜브 등에서 흉내 내는 '안대 퍼포먼스'를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정 교수를 향해 여성 비하적 욕설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박씨 측은 피해자에 대한 비판 의견을 풍자·해학의 형태로 표현했을 뿐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표현을 한 게 아니었다는 등의 취지로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심 판사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 판사는 "박씨는 마스크로 한쪽 눈을 가리는 행위를 했는데 이는 피해자가 한쪽 눈을 가리고 법정에 출석한 것을 우스꽝스럽게 재연한 것"이라며 "유튜브를 통해 불특정 다수가 쉽게 시청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가 법정에 도착하는 모습을 과장된 언행과 웃음거리로 만들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될 것으로 보인다"며 "풍자·해학의 정도를 넘어 피해자에 대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전체적으로 볼 때 언행의 주된 목적은 정보제공보다는 피해자를 희화화하는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장기간의 재판에 대비해 장애가 있는 눈을 거즈 등으로 가리는 게 사회적으로 풍자 내지 비판 받아 마땅한 사정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고소는 대리인이 하게 할 수 있다"면서 "피해자는 모욕죄로 고소할 것을 법무법인에 위임하는 취지의 위임장을 작성·교부했고, 피해자의 고소가 취소됐다고 볼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아가 "피고인들이 한 언행의 정도, 이 사건 범행 당시 사회적 관심의 정도 및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전과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또 자녀 입시비리 관련 별건으로 추가기소 돼 조 전 장관과 함께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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