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나선 '윤핵관 브라더'.."문 닫아걸고 하라" 당내 경고음
당권주자들 權체제 때리기..직격했던 장제원 "대행체제 왈가왈부 안돼" 엄호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이슬기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톱 체제를 놓고 내부 견제가 이어지는 등 여당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당사자들은 확전 진화에 나섰지만,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간 균열을 놓고도 내부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당정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는 가운데 여권 내부의 갈등이 지지율 추가 하락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 출연,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여당 내홍도 한몫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는 지적에 "그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대행과 장 의원간 불화설에 대해 "꼭 불화라기보다는 두 분 다 정권 교체에 누구보다도 기여도가 높은 사람이고 대통령께서도 신임이 워낙 많다"고 전제한 뒤 "우리가 질투하는 시선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대통령의 신임을 얻는 사람이 제대로 역할을 해 주면 그만큼 시스템이 잘 돌아가게 돼 있다. 그런 면에서 두 분 다 막중한 책임과 실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방법론의 차이 같은 것은 가급적이면 내부토론으로 해달라"고 쓴소리를 했다.
원 장관은 "(갈등이) 외부적으로 나오는 것도 그 자체를 너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대신 그 토론과정을 거쳐서 결과가 좋아야 되겠고 합의된 결론이 국민들이 볼 때 납득하고 우리 국정동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잘 역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싸움은) 아무래도 문 닫아걸고 하는 게 낫죠"라며 "그게 밖으로 소리가 나왔다고 해서 그 자체가 무슨 큰 싸움이 벌어진 건 아니다. 민주주의는 원래 좀 시끄러운 것"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원 장관이 나서서 대통령한테 쓴소리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하자 "문 닫아 걸고 하겠다"며 웃으며 "대통령께 현장의 목소리, 민생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더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태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내심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이 자신이라는 생각들부터 버려야 한다"며 "부질없는 공치사는 그만하고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적었다.
특정 의원이나 계파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윤핵관 브라더'인 권 대행과 장 의원간 갈등 양상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 "정치 권력을 향한 싸움은 정치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싸우는 과정에서도 정반합, 그 대전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금 다툼에 이런 진정성이나 전제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당권 주자들은 권 대행 때리기에도 나섰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희망하는 이들로서는 권 대행이 최장 6개월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게 달가울 수 없는 상황이다.
김기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집권 초기 6개월은 후반기 1년보다 더 중요하다. 아파트를 짓는다면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며 "이 6개월의 기간에 당이 비상체제 혹은 임시체제로 가고 있는 것이 과연 정국 운영에서 적합한 것이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임시체제가 바람직하지 않다. 안정적 체제가 필요하다"고 날을 세우는 등 권 직무대행 체제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권 대행의 '사적채용' 논란 해명 발언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면서 "당을 대표하는 사람은 품격에 맞는 발언을 해야 한다. 한 마디 마디가 당을 대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언행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김 최고위원은 조기 전대 개최 등을 주장하는 중진들을 향해 "그분들이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하시는 분들인 것 같아서 정말 당을 위한 조언, 당 지도부의 안정을 위한 조언이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정이 정말 안정감을 느끼고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면 이제는 중진들도 직무대행 체제를 응원하고 믿어줘야 한다"며 권 대행에 힘을 실었다.
이런 가운데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나란히 20일 국회에서 각자 주도하는 의원모임 세미나를 열고 당내 세력화 활동을 이어간다.
'윤핵관 불화설'의 진앙이 됐던 권 대행과 장 의원은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 관련 권 대행의 언급에 대해 전날 "말씀이 무척 거칠다"며 직격했던 장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권대행 체제'와 관련해 "이미 기조국의 유권해석에 대해 의총에서 다수 의원이 동의해서 당대표 직무대행으로 결정된 것인데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권 대행 공개 비판에 대해서도 "친윤그룹 내 건강한 비판과 건강한 긴장 관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작성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자신의 발언이 친윤 그룹내 갈등으로 비쳐지는 상황을 차단하면서 다른 당권주자들의 '권 대행 체제 흔들기'로부터 권 대행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권 대행도 전날 장 의원의 '쓴소리'에 "충정으로 본다", "겸허히 수용한다"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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