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한은 찾은 미 재무장관, 환율 안정 방안 오갔나

류난영 2022. 7. 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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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고공행진 환율에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 논의했을 듯
미 재무 장관 6년 만에 한은 방문…역대 두번째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영접하고 있다. 2022.07.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면담했다.

19일 한은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 본관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미국 재무장관이 한은을 방문해 한은 총재와 면담을 갖는 것은 2016년 이주열 총재 이후 6년 만의 일로, 한은 역사상 이번이 역대 두번째다. 앞서 2016년 6월 제이콥 루 재무장관이 한은 본관을 찾아 당시 이주열 총재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옐런의 방한도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옐런 장관은 회담에 앞서 취재진들과 만나 "한미 양국간의 협력을 논의하고 증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며 "양국은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교집합이 많은 경제관계를 맺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와 옐런 장관은 이후 면담 장소로 옮겨 최근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 글로벌 정책 공조 등에 대해 약 40분간 논의했다. 이 자리에 한은측에서는 이승헌 부총재, 서영경 금통위원, 민좌홍 부총재보, 오금화 국제협력국장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디덤 리산치 비서실장, 데이비드 립튼 자문관, 앤디 바우콜 국제관계 차관, 로버트 캐프로스 아시아담당 부차관보가 함께했다.

한은은 이 자리에서 두 인사가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미 재무부가 비공개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을 돌파하며 13년 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만큼 외환시장 안정화 관련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이 총재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등에 따른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해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 재체결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 총재도 통화스와프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의결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한 만큼 거론 됐다는 사실 조차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통화스와프는 협상을 맺은 국가간 비상시 각자의 통화를 빌려주는 계약으로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으로 외화 유동성 위기를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유사시 자국 화폐를 맡기고 미리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올 수 있다.

한은이 올 1분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외환당국이 달러를 매도한 규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2년 1분기 외환당국 순거래;에 따르면 외환당국이 올해 1분기(1∼3월) 실시한 외환 순거래액은 -83억1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당국이 외환 순거래액을 공개하기 시작한 뒤 역대 최대 규모다. 외환시장에 83억10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는 뜻이다.

글로벌 강달러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 당국이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도 큰 폭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올 들어 3월(-39억6000만 달러), 4월(-85억1000만 달러), 5월(-15억9000만 달러), 6월(-94억3000만 달러) 등 4개월 동안 234억9000만 달러가 줄었다.

옐런 장관은 이 총재와의 면담이 끝난 후 오후 2시 10분부터 20분 간 한은 여성 직원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옐렌 장관은 '경제학계와 여성'이라는 주제로 여성 경제학자로서의 소회와 여성들의 활약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여성 참여가 경제를 어떻게 부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30명의 여성 직원들이 참석해 옐런 장관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30분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미 재무장관 회의를 한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재개를 위한 물밑 협상이 진행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번 회담에서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지만,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비공식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스와프는 양국 중앙은행간 의결하는 사안이고 권한 밖의 일이기 때문에 미 재무부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에 대해 논의가 있을 수는 있어도 공식적으로 논의하거나 하기는 어렵고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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