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방문 옐런 美재무장관..배터리 등 한미 공급망 동맹 재천명(종합2보)
신학철 LG 부회장 "美 공급망 현지화에 110억 달러 투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구교운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양국의 배터리·반도체·에너지 등 공급망 동맹의 굳건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LG화학도 미국에 1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 옐런 장관, 韓 기업 중 유일하게 LG화학 찾아
옐런 장관은 이날 오전 LG사이언스파크 내 LG화학 마곡 R&D 캠퍼스를 찾았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 중인 옐런 장관은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LG화학을 찾았다. 마곡 R&D캠퍼스는 LG화학의 미래 전지 소재를 연구하는 시설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통역 없이 옐런 장관을 환대했다. 이들은 먼저 LG화학 사업 부문별로 추진하는 지속가능과 탄소 중립 전략을 소개하는 갤러리를 찾았다. 옐런 장관은 신 부회장에게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얼마나 더 사용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높은 관심을 표했다.
비공개 전시회에서도 옐런 장관은 "큰 배터리 안에 양극재와 리튬이 얼마나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양극재를 살펴볼 땐 한 발짝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기도 했다.
옐런 장관의 질문과 신 회장의 대화가 이어지면서 전시 관람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진 30분가량 진행됐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전지에 들어가는 재료를 종합적으로 만드는 회사"라며 "소재 공급망 측면에서 북미 지역의 여러 리튬 회사들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 혼자 공급망 취약 해결 어려워…파트너와 동맹"
옐런 장관과 신 부회장은 소재 공급망 구축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옐런 장관은 "한국과 미국은 굳건한 경제동맹으로 성장했다"며 "현재도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등 양국 관계는 돈독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생하는 공급망 불안 해결을 위해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전쟁 이후 양국 생산이 모두 악화됐고 공급 차질이 생기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 역시 공급망을 핵심 현안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주요 공급망 역할을 맡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해 고통을 해결하자"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미국의 힘만으로 공급망 취약성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이 국내 투자 또는 생산 역량을 늘려도 파트너 도움 없이 핵심 부품이나 제품을 확보할 수 없다"며 "파트너와 동맹을 통해 공급망을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미국과 인연을 소개하며 협력 관계 강화 의지를 밝혔다. LG화학은 2000년 디트로이트에 연구소를 설립하며 미국과 배터리 동맹을 시작했다. 이후 2009년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의 단독 공급업체 선정으로 동력을 얻었다.
LG화학의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2012년부터 미시간주 홀랜드에서 배터리 생산 공장을 독자 운영하고 있다. 1조6000억원을 투자해 5GWh(기가와트시)에서 20GWh으로 생산능력을 늘리는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엔솔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도 1~3공장(135GWh)을 건설하고 있다. 양사의 투자금만 8조4000억원에 달한다.
LG엔솔은 애리조나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의 정상 가동 후 북미에서만 연 200GWh 이상의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200GWh는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25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화학 역시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북미에 양극재 소재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최근 배터리 재활용 기술 투자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600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의 지분 2.6%를 확보했다.
신 부회장은 "미국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를 위해 2025년까지 1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며 "LG화학의 공급망이 미국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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