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에 전세계 농지 쑥대밭..UN "공동대응 없이는 집단자살"

임소연 기자 2022. 7. 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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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인 식량난이 인 가운데, 폭염과 가뭄 등 이상 기후로 인해 세계 곳곳의 피해가 커지면서 식량 위기를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기후 변화로 농업 생산성까지 떨어지면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는 농작물 수확량이 줄었다.

기온이 45도를 넘어선 스페인 타바라 지역은 폭염과 가뭄이 겹치는 바람에 화재가 일어나 수확 직전의 밀밭이 모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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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8일(현지시간)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온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의 트로카데로 분수에 시민이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있다. (C) AFP=뉴스1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인 식량난이 인 가운데, 폭염과 가뭄 등 이상 기후로 인해 세계 곳곳의 피해가 커지면서 식량 위기를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기후 변화로 농업 생산성까지 떨어지면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는 농작물 수확량이 줄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 밀 재배지역인 캔자스 주가 라니냐로 인한 폭염과 가뭄을 겪고 있다. 주정부는 올해 밀밭 1에이커(ac)당 수확량이 1006㎏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1ac당 1415㎏)보다 30% 감소한 수치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평년 같으면 허벅지 높이까지 자랐어야 할 밀이 발목 위로 겨우 올라왔다"며 "몇 달간 이어진 가뭄으로 캔자스 서부 밀밭 상당수가 황무지가 됐다"고 했다.

미 농무부는 캔자스주의 밀 41%가 매우 열악하거나 나쁜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때 상황(14%)보다 3배 나쁘다. 밀 품질 위원회(WQC)는 캔자스 밀밭 10곳 중 1곳 이상이 올해 수확을 못 하고 버려질 것으로 봤다. 캔자스주와 다른 밀 재비지 오클라호마주 등을 합하면 올해 수확량이 지난 5년 평균보다 7~8% 적을 거란 예상도 나온다. 가뭄 정보를 제공하는 드라우트모니터(drought monitor)에 따르면 이들 중부 지역을 포함한 남부와 서부에 가뭄이 심한 상태다.

[마드리드=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강변 공원 분수에서 아이들이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은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대기층의 영향으로 특정 지역 기온이 43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2022.06.13.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는 유럽도 작물 수확 비상이 걸렸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밀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470만t(톤)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 밀 생산지역인 프랑스 남동부에는 지난 3~5월 극심한 가뭄이 닥쳤고 6월엔 폭우가 내렸다.

이탈리아도 40도에 가까운 이상 고온이 이어지면서 토마토 등 주요 작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다. 가뭄관측소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포강 수위는 7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뭄을 겪고 있다. 이탈리아 작물 생산량이 11% 감소할 거란 기존 추정치 이상으로 떨어질 수 있단 예측도 나온다.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7월 가뭄 보고서에 따르면 EU 영토 46%가 주의보, 11%가 경보 수준의 가뭄에 노출돼있다. 기온이 45도를 넘어선 스페인 타바라 지역은 폭염과 가뭄이 겹치는 바람에 화재가 일어나 수확 직전의 밀밭이 모두 탔다.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다. 미 싱크탱크 미국안보프로젝트(ASP)에 따르면 인도는 올 봄 강우량이 평년보다 71% 감소했고,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찾아왔다. 인도 최대 곡창지대인 펀자브 지역 밀 수확량은 15% 감소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밀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ASP는 "중국은 자연재해로 3000만ac(에이커) 농작물이 피해를 봤고, 생산량도 평년의 8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대두와 옥수수의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에서도 가뭄으로 인해 농경지의 28%가 최적의 기후 조건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페터스베르크 기후회담에 보낸 영상메시지에서 "가장 불안한 것은 우리가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에 직면했는데도 다자 공동체로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단 점"이라며 "우리는 공동대응이냐 집단자살이냐 사이에 놓였다"고 말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도 "기후 위기는 지구상 모든 사람에 대한 안보"라며 "우리에게는 글로벌 탄소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시간이 8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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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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