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MBTI 실화임?" 실제 기업들에 물어보니..채용시 중요 요인은
실제 기업 채용담당자들은 ‘MBTI’ 검사를 어떻게 볼까? 성격유형을 16가지로 나타내는 ‘MBTI’가 유행하면서 아르바이트 면접 등에서 지원자의 MBTI를 요구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온다. 이러다 나중에는 입사지원서에 MBTI 칸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도 나온다. 그러나 실제 채용 과정에서 MBTI를 참고하는 기업은 극히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21일부터 5월2일까지 기업 752곳(매출액 500대 기업 중 252개+중견기업 500개)의 채용담당자를 대상으로 ‘청년 채용 이슈 조사’를 진행한 결과, 채용 과정에서 MBTI를 활용하는 곳은 23곳(3.1%)에 그쳤다고 19일 밝혔다. 또 이중 7곳(0.9%)은 MBTI가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10곳(1.3%), ‘영향이 없다’는 6곳(0.8%)으로 나타났다.
김재형 한국MBTI연구소 연구부장은 “개인의 선천적인 경향을 측정하는 MBTI를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면 결국 기업과 청년 구직자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부장은 이어 “MBTI가 채용과정에서 평가도구로 활용되면 구직자들은 기업에 맞춰진 반응을 연기하는 등 진정성 없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주요 기업뿐만 아니라 소규모 기업과 아르바이트 채용 시에도 원천적으로 MBTI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최근 몇몇 기업에서 도입 중인 인공지능(AI) 면접은 아직 널리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면접을 실시한다는 기업은 52곳(6.9%)이었는데, 이 중 절반 가량인 21곳(2.8%)이 ‘참고는 하지만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AI 면접을 실시하지 않는 기업 700곳 중 623곳(82.8%)은 ‘향후에도 AI 면접을 활용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조사를 수행한 한국고용정보원 이요행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가 AI 활용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점을 고려하면 AI 면접 활용 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AI 면접이 단기간에 보편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학교 졸업 유예기간이나 졸업 후 기간 등 ‘공백기’는 그 자체만으로는 채용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조사 대상 기업 752곳 중 406곳이 채용 과정에서 공백기를 파악했는데, 406개 기업 가운데 43곳(10.6%)만 공백기를 부정적 요인으로 봤다. 182곳(44.8%)은 “공백기에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 채용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했다. 180곳(44.3%)은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중견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채용 시 중요하게 보는 요인도 따로 조사했다. 중견기업 채용담당자들은 신입 사원의 입사지원서를 평가하는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직무관련 근무경험’(34.4%)을 꼽았다. ‘전공의 직무관련성’은 33.9%, ‘최종학력’은 16.1%, ‘직무관련 인턴경험’은 5.2%, ‘직무관련 공인자격증’은 2.6%였다. 면접 단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직무관련 근무경험’(55.5%)이었다. ‘인성/예의’(16%), ‘업무이해도’(13.3%), ‘기업이해와 관심’(6%), ‘직무관련 공인자격증’(5.5%) 순이었다.
스펙은 아무리 많더라도 직무와 관련이 없다면 높이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담당자들은 신입 채용결정시 중요하지 않은 평가요소로 ‘직무 무관 봉사활동’(16.4%)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직무무관 기자단/서포터즈’가 16.2%, ‘최종학교명’이 7.8%, ‘직무무관 공모전’이 6.6%, ‘직무무관 어학연수’가 6.1%로 뒤를 이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들에게 다채로운 양질의 일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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