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은 '왜' 민심에서 멀어졌나..전문가 3인의 진단

박성의 기자 2022. 7. 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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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한 "지지층 붕괴" 홍형식 "MB와 달리 '집안'에서 위기 발생"
박상병 "尹대통령 국정 운영 기조 바꾸면 '골든크로스' 가능해"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주저앉았다. 국민 3명 중 1명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실은 국정 홍보를 강화해 '골든크로스'(국정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서는)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과연 윤 대통령은 실망한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까. 시사저널은 정치·여론 전문가 3인에게 윤 대통령이 위기에 처한 이유와 지지율 반등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미국-러시아-중국 간의 패권 다툼 속에 정부가 민생 위기를 '드라마틱'하게 타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에서다. 여기에 '국정 홍보'에 방점을 찍은 정부와 여당의 위기 진단부터 잘못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7월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한 "2030男, 尹에게 등 돌리기 시작"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세대 남성 민심'에 주목했다. 이들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됐다. 이들이 기대한 것은 경제 성장과 공정(公正)이다. 그러나 가중되는 경제 위기와 사적 채용 논란 앞에 이 기대가 처참히 무너졌다는 진단이다.

이 교수는 "대통령은 먹고 사는 것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는 (윤 대통령 취임 후) 되레 악화되고 있고, 이 위기를 타개할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2030세대 투자자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게 집값, 주식, 코인인데 이들 시장이 모두 붕괴됐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등과 달리 '팬덤'을 모으지 못한 상태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구조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층은 콘크리트 지지층이 아니다"라며 "특히 30대 남성들의 표심은 굉장히 유동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른바 '정치 스캔들'도 (지지율 하락의) 가장 위험한 변수"라며 "그런데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 참사와 사적 채용 논란 등의 추문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런 논란을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지지율은 (30% 아래로)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지지자들은 결국 윤 대통령의 '선택적 정의와 공정'에 실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형식 "MB와 尹은 다르다…혁신 동력 실종"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임기 초반 지지율이 급락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례를 거론하며 "MB보다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더 좋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광우병 사태'로 촉발됐던 MB의 위기는 '단발성 이슈'였기에 진화가 가능했지만, 현 정부의 위기는 대통령과 여당의 '그릇된 상황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홍 소장은 "나경원 전 대표를 비롯한 몇몇 여권 인사들은 'MB 때도 (임기 초반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지지율이 반등했다'는 주장을 편다. 그러나 당시와 윤석열 정부가 처한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MB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이슈는 소위 '광우병 파동'으로 그 개요와 주체가 명확했다"며 "문제의 원인이 정확하니 진단도 쉬웠다. 정부가 (한·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 등의) 해결책을 제시하니 지지율도 점차 회복됐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문제는 어떤 하나의 사건 탓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상황을 바꿀 획기적인 '전략'이란 게 있을 수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소장은 정부와 여당이 '달라진 모습'을 빠르게 선보여야 하지만, '이준석 징계 사태' 등으로 그 동력이 상실됐다고 진단했다. 홍 소장은 "대통령과 청와대, 여권의 그릇된 정치 의식으로 인해 위기가 발화한 것으로 결국 '자기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러나 이준석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소위 '개혁‧혁신보수' 세력이 내쳐진 상황이다. 외부 수혈 없이 자체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尹대통령의 문제는 '윤석열 자신'"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최근 정부·여당의 이른바 '북풍 몰이'가 자충수가 됐다고 주장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 어민 북송' 등을 두고 정쟁이 계속되는 탓에 정부의 정책이 가려졌고, 국정 운영 동력도 상실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색깔론 공방'은 (보수 정권의) 새로운 국정 동력이 아니다. (야당을 비판하는 것 만으로는) 최대 40%대의 지지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지난 대선의 결과"라며 "이런 전략에 기댄다는 것 자체가 윤석열 정부의 큰 한계"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외 (국외 변수인) 경제 위기나 외교, 남북 관계 등이 갑자기 개선되기도 어렵기에 (지지율 반등 계기를) 다른 곳에서 찾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교수는 윤 대통령의 '골든크로스'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전망했다. 아직 임기 초반이기에 지지율이 급락한 속도만큼, 회복하는 속도 역시 가파를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그 전제로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국정 운영 기조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아직 임기 초반이기에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국정 운영의 기조와 방향, 대야 관계 모두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결국 이 모든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윤 대통령 본인의 생각과 태도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위기를 부른 진원지는 '윤석열 자신'임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위기 극복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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