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성폭행 사망' 피해자 신상털기, 행실 탓.. 명예훼손 처벌 가능

이은지 2022. 7. 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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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7월 19일 (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손정혜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오늘 1부는 이슈 인터뷰로 시작합니다. 인하대 학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무분별한 추측성 글과 이른바 신상 털기가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 뿐만 아니라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의 피해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관련 내용 손정혜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 손정혜 변호사(이하 손정혜): 안녕하세요. 손정혜 변호사입니다.

◇ 이현웅: 반갑습니다. 이 사건 보시면서 아마 많은 분들께서 분노를 하셨을 것 같은데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정리 부탁드립니다.

◆ 손정혜: 대학생 2명이 계절학기 수강하고 시험을 보고 회식을 했던 모양입니다. 술자리가 있었고 한 3명이서 술자리를 했는데 1시가 넘은 시점에 가해자가 피해자를 학교로 데려다 준다는 명목하에 학교로 데려왔고요. 그러고 나서 새벽 1시가 넘은 상황에서 피해자가 3층에서 추락해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 가해자는 새벽 3시가 넘은 시점 이후에 여러 가지 증거인멸 행위도 했었고요. 피해자가 행인에게 발견돼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진 사건이고요. 경찰이 현장에서 가해자의 휴대전화를 발견했습니다. 긴급 체포했고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황입니다.

◇ 이현웅: 말씀해 주신 대로 구속영장이 발부가 된 상황인데, 보면 혐의는 준강간치사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왜 이게 적용이 됐는지부터 살펴볼까요.

◆ 손정혜: 일반적인 성범죄로 강간죄라는 건 폭력이나 협박을 써서 성범죄를 야기했다는 것인데요. 중간관이라는 것은 약물이라든가 마약이라든가 술에 취해서 항거가 불능한 상태, 저항이 곤란한 상태를 이용해서 성범죄를 한 경우에 적용이 됩니다. 치사라는 것은 이런 성범죄로 인해서 사망이라는 결과를 야기했을 때 적용되는 혐의인데요. 준강간치사라는 것은 성범죄를 하면서 사망이라는 결과를 예견했거나 본인이 한 행동이 죽음으로 이를 수 있다라는 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 적용이 되고요. 일반적인 성범죄보다는 강간치사가 형량이 굉장히 높고 양형 기준도 11년에서 14년 그리고 가중된다면 무기징역형까지 나올 수 있는 범죄입니다.

◇ 이현웅: 이 혐의는 벌금형은 없는 거죠?

◆ 손정혜: 이 정도의 중대범죄를 벌금형으로 할 수는 없고요. 중형이 예상되는 상황이고 최소 징역 10년 이상 선고될 것으로 보이고요. 만약에 고의로 사람을 밀었거나 죽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어떤 가혹행위를 한 경우에는 강간 살인죄가 적용되게 됩니다.

◇ 이현웅: 그건 어떤 건가요?

◆ 손정혜: 네, 성범죄로 죽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목을 조른다든가 사람을 밀었다든가 그리고 궁박한 상황에서 사람을 신체적으로 위협을 해서 떨어지게 하는 경우에 성립할 수 있다고 통상 이야기를 하는데 일단 양형 자체가 20년 이상이고요. 무기징역형까지 선고가 될 수 있고 법정형은 4형까지 규정되어 있습니다.

◇ 이현웅: 지금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남학생의 경우 성관계 사실은 시인을 했는데 살인 혐의 자체는 부인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증거가 부족한 건가요?

◆ 손정혜: 성범죄는 자백을 했고요. 다만 밀지 않았다, 죽을지는 몰랐다라고 이 치사 부분이나 살인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사실 그 장소에는 cctv가 없었고 목격자도 없었고 심지어 피해 진술을 할 수 있는 피해자도 지금 사망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사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치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살인에 대한 법 적용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더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서 진술이나 구체적인 어떤 부검 결과 이런 것들을 종합해야 되는 사건입니다.

◇ 이현웅: 그러면 만약에 살인죄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좀 살펴볼 수 있겠습니까?

◆ 손정혜: 치사는 성범죄 이후에 어느 정도 인과관계에 있는 행위가 있었다면 인정이 될 수 있는데 살인죄는 3층에서 고의로 미뤘거나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외력을 행사해서 피해자에 대해서 떨어지게 하는 행위가 입증이 돼야 되는 문제가 있거든요. 그래서 살인죄는 생각보다 적용하는 게 까다롭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고 결국은 가해자의 어떤 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죽음에 대한 예견 가능성 또는 미필적 고의에 대한 진술을 이끌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어쨌든 피해 학생이 사망을 한 상황이다. 보니까 이게 살인죄가 적용되는 게 어려운 현 시점에 대해서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조사가 철저히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지금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상을 묻거나 사진을 찾는 도 넘은 2차 가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벽에 술을 마신 걸 두고 피해자를 탓하는 댓글도 봤고요. 또 피해자가 예쁘냐, 이런 황당한 글까지 등장을 했는데 이런 글들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거죠.

◆ 손정혜: 법률적으로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명예훼손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처벌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어떤 애도의 감정이나 공감의 감정이 전혀 없는 결여된 글들이기 때문에 자제해야 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특히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서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주 명확한 2차 가해거든요. 사실은 그것 자체가 범죄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범죄자를 욕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사진 찾아보고 피해자에 대한 신상정보 취득하는 것들 모두 다 금지된 범죄입니다.

◇ 이현웅: 그러니까 당연히 이게 문제가 되는 거는 알겠는데, 법적으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 손정혜: 사실은 이런 댓글들이 난무하는데, 이것을 처벌하려면 유가족들이 이런 악성 댓글이나 명예훼손적인 글들을 수집해서 일일이 고발하거나 하는 조치들이 필요하거든요.

◇ 이현웅: 흔히 말하는 캡처를 했다. 이런 것처럼 하나하나를 다 모아야 되는 건가요.

◆ 손정혜: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사실 수사기관이 임의로 인지 수사하기는 좀 난망한 측면이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태도도 필요하고 또 삭제 조치하는 여러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유가족이 이런 댓글을 예를 들어 문제 삼으려고 모으는 과정에서 또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요.

◆ 손정혜: 지금은 사실 이 댓글 모으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신적 고통이 가중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사실 이런 것들을 요구할 수도 없고 이런 걸 하시라고 말씀드리기도 어려운 측면이고요. 우리 사회가 좀 성숙한 시민사회가 되려면 자진해서 이런 글 쓰지 말아야 하고 이런 불법적인 글 보면 삭제하거나 스스로 자성하도록 촉구하고 그래도 반복적으로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면 고발 조치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현웅: 너무 심한 경우에는 예를 들어 대리인이 수집을 해가지고 유가족 이름으로 고발을 할 수 있는 겁니까?

◆ 손정혜: 가능합니다. 누구든지 고발할 수 있고요. 다만 유가족 입장에서 처벌 의사나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번거로운 절차는 있겠지만 이런 게 범죄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행위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알겠습니다. 반대로 가해 남성으로 추정이 되고 있는 신상 정보가 온라인상에서 확산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이나 사진 SNS 주소, 심지어는 부모 직업 등등도 퍼지고 있는데 이런 내용도 명예훼손 등의 문제가 될 수 있는 건가요?

◆ 손정혜: 똑같습니다. 가해자로 추정되는 거지, 가해자도 아니고 가해자가 맞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 범죄인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는 우리가 관련법에 따라서 신상 공개가 되지 않는 한 이걸 올리는 것 자체가 명예훼손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해자 측에서 이걸 수집해서 고소한다고 한다면 처벌 가능성이 있거든요. 정의감을 앞세워서 무분별하게 신상정보를 공개하다가 오히려 처벌받을 수 있으니 신상 정보라든가 어떤 법적인 처벌이라든가 이런 절차는 사법기관에 맡기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아마 이런 분들의 마음은 당연히 피해자를 생각하고 또 분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은 드는데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조심을 해야 될 것 같고요. 가해자의 신상 공개에 앞서서 법적인 부분을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이거 어떻게 됩니까?

◆ 손정혜: 일단 죄명 자체인 강간치사죄는 특정 강력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상공개 대상이 되는 죄는 맞는데 이 법에서 신상공개를 할 때 여러 가지를 요구하고 있는데 일단 범죄가 명확해야 됩니다. 현재로서는 준강간은 자백하고 있고 명확해 보이는데 치사 살인 부분이 지금 다퉈지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한 증거가 명확하게 수집됐다고 보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 시점에서 유무죄 다투는 부분을 신상 공개하는 것은 좀 어렵다라고 경찰에서는 판단하는 것 같고요. 현재로서는 신상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혹시 나중에 이제 치사 부분이 입증이 됐을 때에는 신상 공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거죠.

◆ 손정혜: 성범죄자들은 신상이 공개되고 또 고지 제도가 있어서 유죄로 확정받은 다음에는 공개될 수 있습니다.

◇ 이현웅: 만약에 그렇게 법적으로 신상 공개가 결정이 된 이후에는 앞서서 말씀드린 것처럼 온라인상에서 이름이나 사진 혹은 등등의 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문제가 없는 건가요?

◆ 손정혜: 그것 자체도 사실 우리 법이 금지하고 있어서요.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된 정보를 인터넷상으로 유포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 이현웅: 법적으로 신상 공개가 된 상태여도요

◆ 손정혜: 네. 다만 그 신상 정보를 가지고 예를 들면 주변에 국가 시스템으로 알림 서비스를 한다거나 한 사이트에 공개하는 거나 이런 것들은 허용되는 것이고요. 예를 들면 우리가 굉장히 연쇄 살인범 같은 경우도 그 신상을 공개하는 게 굉장히 제약되어 있어서 일부 언론 보도라든가 일부 시민들이 암암리 하는 것인데 일단 현재로서는 법률적으로는 무분별하게 인터넷에 퍼다 나르는 것 자체가 합법적이지는 않습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한편 교육 당국에서는 방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인데 학내의 야간 출입 관리 혹은 cctv 증설 이런 것들을 대책으로 마련을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손정혜: 도움은 될 수 있어 보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겠죠. 학교 폭력을 예를 들면 학교 폭력은 학교 내에서도 벌어지고 밖에서도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학교의 문을 잠근다고 해서 성범죄가 줄어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근본적으로는 사실 우리가 성인지감수성이나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질화해서 이 부분에 대한 인권감수성을 높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해 보입니다. 특히 술자리에서 여러 가지의 성범죄는 대학가에서 종종 있는 일입니다. 이것을 쉬쉬하지 않고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학내 분위기나 제도적인 시스템도 마련돼야 될 것 같고 폭력 예방교육이 사실은 초중고 때 끝나고 대학교 때는 사실은 학점 관리에 거의 중요한 수학 과목으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대학에서는 취업 학점 관리도 중요하지만 이런 인성적인 부분이나 폭력 예방적인 부분이나 교내 폭력이라든가 성폭력이 사라질 수 있는 그런 교육도 철저히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현웅: 그러시군요. 한편 이 사건이 대표적으로 최근에 주목을 받았습니다만 캠퍼스 내 성폭력 문제는 올해 다른 사건들도 많았습니다. 앞서서 Y대학교, 연세대학교에서는 몰래카메라 화장실 내에서 옆칸을 찍는 범죄도 있었던데 그런 경우에는 어떤 처벌을 받죠.

◆ 손정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소위 말하는 불법몰카촬영죄로 처벌받게 되는데요. 문제는 그런 초범인 경우에는 굉장히 양형이 약하다는 겁니다. 피해자가 가지고 있는 공포심 수치감 이런 것들에 비교했을 때는 초범인 경우는 굉장히 조금 관대하게 처벌하는 부분이 있는데 (관대하다는 건 어느 정도입니까? 실형이 나오지 않고 집행유예나 심지어는 벌금형으로 끝나는 사건들도 가끔 있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양형도 좀 높일 필요가 있고 특히 이 범죄가 굉장히 파렴치한 범죄라는 것을 우리 사회에서 공감대를 형성해야 되는데 무분별하게 조금 관대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바꿔야 할 것 같고요. 가장 중요한 건 몰래카메라를 쉽게 취득할 수 있고 쉽게 구매할 수 있다라는 사회적인 제도적인 어떤 부분도 고쳐야 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특정 목적으로 산 것이고 그게 범죄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다분한 것도 그냥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거든요. 그런 것도 좀 바꿔야 될 것 같고요. 교내에서 이런 성폭력이 자행되는 것은 결국은 동급생이나 친한 친구들이나 선후배를 친구나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부분에도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끊임없이 교육하고 끊임없이 교내에서 이런 부분들을 신고받고 살펴보고 이런 피해의 목소리를 가벼이 여기지 않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최근에 문제가 되는 캠퍼스 내 성폭력 사건들을 보면 대부분 또 술과 관련된 경우들도 많더라고요.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술에 취했다라는 부분이 형량에 영향을 주는 경우들을 덜어 봐왔는데 이런 부분들 최근에 바뀌는 게 있습니까. 분위기가 그대로인가요?

◆ 손정혜: 만취 상태라고 해서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는 근래에는 거의 없다, 특히 성범죄인 경우에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고요. 사실은 대학생이라는 특히 이 사건도 대학교 1학년인데 미성년자였다가 성인으로 가는 길목의 대학생들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술을 내가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 내가 주량이 얼마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아직은 체화되지 않은 학생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성에 대한 문화도 굉장히 대학 내에서 신경 써야 하지만 음주 문화에 대해서 그리고 교내 각종 모임 MT, 여러 가지 행사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 과정에서 폭력에 대한 음주 문화에 대해서 강권하는 우리 대학교의 일부 남아 있는 잔재들, 그리고 성에 대한 인식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한번 다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손정혜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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