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금리인상 '큰걸음'에 전세계 집값 줄줄이 하락(종합)

오귀환 기자 2022. 7. 1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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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뉴질랜드 집값 8% 하락
브라질·스페인·남아공·인도 등도 하락세
전 세계적 금리 인상 기조로 이자 부담 증가 영향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형성된 전 세계적인 부동산 거품이 점차 걷히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비해 빠르게 금리를 올리면서 부동산 구매를 위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높은 만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집값 하방 압력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스탁턴시(市)의 2층 주택 앞에 걸린‘For Sale(팝니다)’간판

1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시아부터 유럽,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잃으며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주택가격 지수는 2020년 대비 19% 폭등했지만 지난해 1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상승 폭이 3.9%로 크게 줄었다.

캐나다 6월 평균 집값은 올해 초 고점보다 8% 가까이 떨어졌다. 뉴질랜드 집값 역시 지난해 말 최고치에서 지난달까지 8% 하락했다.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브라질, 칠레, 스페인, 핀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에서도 올해 1분기 집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집값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지만 하방 압력은 커지고 있다. 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침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겠다는 결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미 주요 대도시 집값 평균치를 토대로 작성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코어로직케이스실러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4월 20.4%를 기록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집값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팬데믹 이후 첫 금리인상에 나섰다. 당시 금리를 0.25%포인트(p) 올렸고, 5월에는 0.5%p 인상, 지난달에는 0.75%p까지 금리 인상 폭을 확대했다. 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고, 1.0%p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캐나다은행(BOC)은 이번 금리인상 시기에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13일 1.0%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캐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6월 주택판매는 1년 전보다 24% 급감했다. 토론토의 경우 5월 주택 판매가 전년동월비 40% 줄었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변동금리를 택하는 비율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킬 전망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호주는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85%가 시중 금리 변동에 따라 금리가 매월 바뀌는 변동금리다. 폴란드는 98%에 달한다. 뉴질랜드 집값 역시 2020년과 2021년 45% 폭등했지만 지난달에는 집값의 중간값이 지난해 최고치 92만5000뉴질랜드달러(약 7억5000만원)에 비해 8% 하락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부동산 시장 거품을 걷어내려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이 떨어지면 주택 보유자들의 지출도 감소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완화된다. 신규 주택 착공이 줄면 은행은 대출 규모를 축소하며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티프 맥클램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주택 활동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제가 과열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건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집값도 변곡점에 접어들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값이 2년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와 연립·단독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1% 하락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은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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