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기 안성 지역농협 직원 5억 원 횡령..직원은 '잠적'
[앵커]
경기 안성시에 있는 지역농협에서 또다시 횡령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30대 직원이 물품 대금 5억 원가량을 자기 계좌로 몰래 빼돌린 건데, 현재 이 직원은 잠적한 상태라 경찰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황보혜경 기자!
[기자]
네, 사회1부입니다.
[앵커]
또다시 발생한 농협 직원의 횡령 사건,
이번엔 어디인가요?
[기자]
지난달 초, 경기 안성시 고삼농협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양곡유통사업부 소속 30대 직원 A 씨가 물품 대금 5억 원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양곡 매입과 판매, 영업을 담당하던 A 씨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잡곡 업체에서 잡곡을 매입했다고 속이고 세금계산서를 발행받았습니다.
조합에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때 원칙적으로 업체를 확인하고, 대금은 업체 통장으로 입금하게끔 돼 있는데요.
조합이 업체 계좌로 돈을 입금한 뒤 A 씨가 다른 은행의 본인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농협 측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A 씨가 회사에 나오지 않고 연락이 끊기자 이상하게 여긴 농협이 조사에 나선 뒤 횡령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지난달 9일 본부에 보고했지만, 경찰 수사 의뢰는 한 달 가까이 지난 지난 4일에야 이뤄졌습니다.
농협 측은 경찰이 요구한 자료 준비와 정확한 피해 금액 산출 때문에 고소장 접수가 늦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사기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A 씨에 대한 수사에 나섰는데요.
우선 잠적한 A 씨의 소재 파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A 씨가 물품 대금을 빼돌린 잡곡 업체에 대한 고소장도 접수되면서 잡곡 업체가 범죄와 관련됐는지도 확인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지난번 서울 구의역지점 횡령사건은 피해 금액과 수법이 추가로 확인됐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30일 발생한 서울중앙농협 구의역지점 직원 횡령 금액은 50억 원가량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직원은 지난해 7월부터 고객 10여 명 명의를 도용해 허위로 대출을 받은 뒤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습니다.
횡령금액이 처음에 알려진 20억 원에서 49억9천만 원으로 2.5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당시 이 직원은 "자신도 모르는 대출이 신청돼 있다"는 고객 신고로 결국 덜미가 잡혔는데요,
심지어 대출 서류조차 작성하지 않고 고객 명의로 대출을 받기도 했던 사실이 이번에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이 직원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를 고객이 신고하거나, 직원이 잠적하는 등 이상한 낌새를 보이기 전엔 농협 측이 횡령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전에도 횡령 피해가 잇따랐던 만큼 고객의 돈을 다루는 곳에서 내부 감시망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내부 감시망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놨습니다.
[앵커]
농협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한 건 한두 번이 아닌데요,
그동안 일어났던 사건들 정리해주시죠.
[기자]
농협에서 발생한 거액 횡령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특히 지난달에만 수십억 원대 횡령이 세 차례나 터졌는데요,
앞서 언급한 서울중앙농협 구의역지점 직원 50억 원 규모 횡령 사건 외에도,
지난달 27일에는 경기 파주시 지역농협 직원이 70억 원대 횡령을 저질렀습니다.
지난달 15일엔 자금 출납 업무를 담당하던 경기 광주시 지역농협 직원이 40억 원 규모 시재를 빼돌린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경기 수원시 농협하나로마트 직원이 8억 원을 빼돌리는 등 올해 상반기에 확인된 횡령 사건만 무려 아홉 건에 달합니다.
내부 감사에서 전혀 걸러내지 못한 터라 농협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큽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횡령사고 방지 TF'를 꾸려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실효성은 의문이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앵커]
얼마 전 새마을금고에서도 횡령 사건이 연달아 터졌는데요,
이유는 뭔지, 어떤 예방 대책이 필요한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지난 5월 서울시 송파구 새마을금고에서도 직원이 40억 원 규모 횡령을 저질렀습니다.
지난달에는 강원도 강릉의 새마을금고에서 20억 원대 규모 횡령이 적발됐습니다.
지역 농민이나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호금융기관에서 발생한 잇단 횡령으로 이들 기관의 신뢰도 역시 추락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몇 년간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주식이나 코인 등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큰돈을 벌 수 있을 거라 믿고 투자에 대한 유혹을 크게 느끼는 상황이 계속됐다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횡령과 같은 경제 범죄에 대한 처벌이 선진국에 비해 약한 편이라는 인식도 한몫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금융기관의 내부 통제장치로는 이 같은 범죄를 전혀 걸러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금융감독원 역시 문제점을 인식하고 상호금융권 내부통제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인데요,
금감원은 상호금융조합의 내부통제 운영실태를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일선 실무자들의 횡령을 막을 내부적 장치를 기술적,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적발 시 처벌도 예방 효과가 있을 정도로 정비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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