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고용 축소 선언..강력했던 美노동시장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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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나타난 '대퇴사'(Great Resignation) 등 역사상 가장 강하다고 평가되던 미국의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고용 감축을 발표하고, 일부 고용 지표 또한 일자리 공급 축소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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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이후 최근까지 美 전역서 3.7만명 해고
"해고, 부동산 등 긴축 영향 업종서 전체로 확산"
실업수당 청구건 상승세 등 고용지표도 악화 중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나타난 ‘대퇴사’(Great Resignation) 등 역사상 가장 강하다고 평가되던 미국의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고용 감축을 발표하고, 일부 고용 지표 또한 일자리 공급 축소를 가리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를 우려해 고용 인원 축소를 검토 중이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4300억달러(약 3196조원)로 전 세계 1위다.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하던 나스닥 등 뉴욕3대 지수는 하락 전환됐다. 미국을 상징하는 기업이 이 같은 고민을 하는 만큼, 다른 기업의 사정은 오죽하겠느냐는 우려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 다른 빅테크 기업 구글도 이날 “올해 남은 기간 고용 속도를 줄일 것”이라고 직원 메일을 통해 알렸다. 이미 직원을 정리해고한 기업들도 여럿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21일 전체 직원 3.5%에 해당하는 수천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넷플릭스는 300여명을, JP모건은 수백명의 부동산 대출 관련 직원을 해고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1100여명을 해고했다.
구직 웹사이트인 트루업(TrueUp)에 따르면 5월 이후 최소 미국인 3만7000명이 해고를 당했다. 대부분 부동산과 IT기업으로 나타났다. 모두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에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이다.
각종 고용지표도 노동 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선 미국 전체가 아닌 개별 기업의 움직임으로 판단했으나, 더 이상 일부 기업에 국한된 분석이 아닌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정리해고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 3월 5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가장 최근 수치인 지난 9일 24만4000건을 기록해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다.
노동통계국의 일자리 보고서를 통해 발표되는 비농업 일자리는 지난 6월 전월 대비 37만2000개가 증가해 여전히 견조하지만, 이는 사업장 조사(Establishment survey)이며 가구조사(Household survey)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에 따라 일자리 변동 건수의 편차가 발생하는 것은 집계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일 투자자 노트를 통해 “가구조사는 표본 크기가 더 작지만, 고용 상황을 더 빠르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어 노동시장 환경이 바뀔 때는 신뢰받는 지표”라며 “몇 달간 견조했던 사업장 조사는 미국의 노동시장을 과대해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미국의 실업률도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6월 실업률은 3.6%로 50년 만의 최저치였던 2020년 2월(3.5%)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준은 2024년 실업률이 4.1%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노무라증권은 같은 기간 5.9%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회사 나타시 북아메리카의 트로이 루드트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은 현재 강세를 보이지만, 약화되고 있으며 그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라면서 “지금 경제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곧 노동시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의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4월 조사에서 2.98%로 나왔지만, 이달 들어 0.37%로 큰 폭 하락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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