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은 '낙후' 청사는 검약 or 방기..'늙고 병든' 여주시정 달라지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상도 2022. 7. 1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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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청사. 여주시 제공
경기 여주시가 40년 넘은 시청사를 다시 세우기 위한 복합행정타운 건립에 속도를 낸다. 올해 안에 신축 예정지를 확정하면 민선 8기 안에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인근 양평군과 함께 도내 ‘변방’으로 분류되며 뚜렷한 행정 성과를 내지 못한 여주시가 민선 8기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여주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전문기관에 의뢰해 최적의 복합행정타운 후보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구상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용역은 오는 12월까지 5개월간 전문 종합건축사사무소가 맡아 진행한다.

용역에선 복합행정타운 건립 필요성과 현 시청사 부지를 포함한 개발 가능 후보지별 입지, 적정 면적과 구역 제안, 후보지별 장단점 등이 제시될 예정이다.

◆‘낙후한’ 여주시정 대변하는 시청사…15년간 첫 삽조차 못 떠

현 시청사는 1979년 본관동(지상 4층), 1994년 신관동(지상 4층)이 차례대로 들어섰다. 시청사와 붙어있는 의회건물(3층)은 1998년에 지어졌다. 시청 전체용지 면적은 8100㎡를 조금 넘는다. 건축 당시 700명 안팎이던 공무원은 현재 1000명을 훌쩍 넘겨 사무 공간이 이미 수년 전부터 포화상태가 됐다. 시는 시청 본관 맞은편의 상가건물을 매입해 별관으로 쓰고 있다.

그동안 여주시청사를 두고 시 안팎에선 논란이 일었다. 건축한 지 42년이 돼 낡고 비좁은 청사는 그동안 낙후한 여주시정을 대변하는 상징으로 회자돼왔다. 전임 시장들도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15년간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시의원들은 “시청사는 여주의 얼굴이고 시민의 자존심”이라며 “신청사 건립이 요원한 꿈이 되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활동을 마친 민선 8기 여주시장직 인수위원회. 여주시 제공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을 찾는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민원을 위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흩어진 부서 사무실을 찾느라 애를 먹는다. 불과 7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놓고 연일 ‘전쟁’도 치러진다.  현재 여주시 인구는 12만명 안팎이다.

지난해에는 전임 시장이 코로나19 무료 신속 PCR 검사장을 시청 광장에 설치하면서 검사를 받으러 오는 시민들 차량까지 뒤섞여 사정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당시 시장은 관내 검사키트 업체에 검사장 운영을 위탁하면서 전국 최초 시행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청사 이전이나 건립을 위한 행보는 민선 시장이 바뀔 때마다 달라졌다. 민선 3기 때 종합운동장 인근에 확보한 이전 용지는 민선 4기가 들어서면서 백지화됐다. 민선 5, 6기 때는 신축을 위한 청사진과 선행 작업을 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이어 전임 시장 시절인 민선 7기 때는 청사의 전면 이전이 아닌 확장을 내세웠다. 시청사 옆 초등학교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그 용지를 매입해 현재의 청사와 묶어 신청사를 건립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인근 시장을 포함한 도시 활성화와 주민 편의를 위해서였다. 

이 같은 흐름은 민선 8기 들어 다시 원점부터 재검토되는 분위기다. 민선 8기 이충우 시장은 “신청사 건립을 포함한 주요 사업의 결정은 주민 투표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충우(앞줄 오른쪽) 여주시장. 여주시 제공
◆시장 바뀔 때마다 제자리걸음…이충우 시장 “주민 투표로 결정”

지금까지 여주시가 적립한 청사기금 조성액은 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삽을 뜨고도 공사 기간은 3년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종 용역과 실시설계를 거치면 2025년쯤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내년부터는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투자 심사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착공은 신임 이충우 시장의 임기 내 목표로 추진된다.

이충우 시장은 이달 1일 취임하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신청사 건립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서도록 해당 부서에 주문한 상태다. 현 청사 용지를 포함한 신청사 건립사업을 재검토해 최적의 후보지를 정하겠다는 뜻이다.

이 사업은 이 시장의 주요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여주시는 시청사를 포함한 복합행정타운 형식으로 시청사 건립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음 달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하고 용역 결과와 여론 등을 종합해 부지를 올해 안에 확정할 계획이다. 다른 시·군처럼 현대식 청사를 건립하고 시청, 교육기관 등이 함께 입주하는 행정타운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주시의회. 여주시의회 제공
한편, 여주시는 지난 12일 여주∼원주 복선전철 사업으로 주변 개발이 예상되는 교동·가업동 일대 도시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착수해 2024년 3월까지 진행할 용역에서는 교동과 가업동 일원 47만3000㎡에 단독, 공동, 상업, 기반 시설 등의 설치와 관련한 도시개발계획 모델을 마련하게 된다.

여주=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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