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동맹 프렌드쇼어링으로 인플레 극복..中 지배적지위 막아야"
일각서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동맹 '칩4' 관련 해석도 제기
신학철 부회장 "배터리 공급망 미국 현지화에 110억달러 투자"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9일 탄력성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국의 자원 무기화를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간담회를 한 뒤 공개 발언을 통해 "여러분의 혁신 노력이 한국 경제의 활력을 의미한다"며 "여러분의 창의력과 기초과학에 대한 의지가 한국의 생산적 경제를 달성하는 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한국의 미국 투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경제 관계가 더 돈독해지면서 세계 경제가 더 탄력받고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글로벌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으로 인한 물가 인상으로 타격받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 생산하는 공급망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을 통해 (공급망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거론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옐런 장관은 아울러 "경제 회복력과 성장, 공급망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며 "파트너와 동맹국 간에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도입하고. 더 굳건한 경제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프렌드쇼어링에 대해 "관계를 강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가정을 물가 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지정학적·경제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며, 제품 생산은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공급망을 더 강화하기 위해 주요 우방과 경제 협력을 굳건히 해야 하고,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된다"며 "집중할 핵심 국가들에 더 집중해야 한다. 미국은 세계에서 뒤로 물러날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경제 안보와 관련해 중국의 자원 무기화를 견제하는 발언도 했다.
옐런 장관은 "독재 정치를 하는 국가들은 경제에 큰 타격과 압력을 주고 있다"며 "원자재·기술과 관련해 자신의 지정학적 힘을 활용해 경제적 압력을 주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경우 특정 재료와 물질의 제조 환경에서 지배적 힘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불합리한 시장 질서를 도입하고 있다"며 "공급망에서 특정 세력·국가에 지배적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들이 특정 제품과 물질에 대해 독단적으로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고자 하는 공통적 목표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미국이 추진 중인 반도체 공급망 동맹(칩4)에 한국의 참여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부는 칩4로 자국과 함께 한국, 일본, 대만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전기차 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할 때 LG화학이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열어준 곳이 북미 대륙이었다"며 "이번 옐런 장관의 방문으로 미국과의 더욱더 특별한 역사가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 부회장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수주 잔고만 해도 300조원이 넘는 글로벌 배터리 공급사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LG화학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세계 최고의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재 분야만 2025년까지 6조원의 투자를 단행해 양극재부터 분리막, 탄소 나노 튜브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은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을 현지화하기 위한 관련 투자액이 2025년까지 11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배터리 재활용 기술 및 역량에도 투자를 계속해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 자원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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