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회서 사상 첫 보좌진 노조 설립 추진..성공 시 단체교섭 요구 가능
미국 연방 하원의원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18일(현지시간) 노조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 의회에서 개별 의원 보좌진들의 노조 설립 권리를 부여하려는 움직임은 과거에 있었지만 노조 설립 시도가 현실화한 것은 처음이다.
앤디 레빈, 로 칸나, 테드 리우, 코리 부시, 제수스 추이 가르시아, 알렉산드리아 오케이시오-코르테스, 일한 오마, 멜라니 스탠스버리 등 8명의 민주당 하원의원 사무실에 소속된 보좌진 85명은 이날 의회직장권리사무소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다. 의회직장권리사무소가 노조 설립 신청서를 심사해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할 경우 각각의 의원실은 개별 사업장으로서 노조 설립 여부에 관한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각 의원실 소속 노동자의 과반이 찬성하면 노조가 정식으로 설립된다. 노조가 설립되면 각 의원실 보좌진 노조는 급여와 노동시간, 유급휴가, 복지 등에 관해 사용자에게 단체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개별 의원실 노조가 연합해 교섭 요구에 나설 수도 있다.
하원의원 보좌진들이 노조 설립에 나설 수 있었던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 2월 하원에서 의원 보좌진의 노조 설립 및 단체 교섭 권리를 부여하는 결의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 결의안이 효력을 발휘하는 날짜에 맞춰 노조 설립 신고서가 제출된 것이다. 각 의원실 노조 설립을 추진해온 의회노동자연합은 성명에서 “7월18일은 의회 보좌진에게 노조 조직화와 단체 교섭 권리를 완전히 인정한 날로써 의회 보좌진과 우리 민주주의에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에서는 보좌진 노조 설립을 위한 물꼬가 트였지만 상원의원 보좌진들이 같은 권리를 누리려면 상원 자체적으로 별도의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미 의회 보좌진의 업무 여건은 고강도 노동과 저임금으로 악명이 높지만 일부 고위급 보좌진을 제외하고는 근무 기간이 짧고 인종적·사회경제적 다양성도 낮다 보니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집단적 노력이 제약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습격 사건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 일부 보좌진들이 단체 교섭 필요성을 절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마존, 스타벅스 등 ‘무노조 경영’을 고집해온 미국 대기업 일부 작업장에서 노조가 설립되는 등 바뀐 사회적 분위기가 의회 보좌진 노조 설립 시도를 자극했다. 보좌진 노조 설립을 후원하고 있는 레빈 의원은 성명에서 “미 하원 노동자들은 우리 민주주의가 작동하도록 하고 있다”라면서 “그들이 이런 권리를 갖게 된 것은 만지지탄”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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