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물류처리 로봇이 척척..CJ대한통운 "생산성 55%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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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가득한 책장 모양의 선반이 쉼 없이 움직인다.
일반 센터라면 작업자가 복잡한 물류 창고 내에서 물건을 번거롭게 찾아 바구니에 담아 옮긴 뒤 배송 박스에 넣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두 로봇의 몫이다.
물건의 파손을 막기 위한 완충재도 로봇팔이 집어넣는다.
CJ대한통운은 향후 로봇이 맹활약하는 풀필먼트센터와 전국 택배 인프라를 연계한 '융합형 풀필먼트'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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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누비는 운송 로봇이 126대
QR코드 따라 이동하며 명령시행
박스 선택·완충제 넣는 로봇팔까지
물건이 가득한 책장 모양의 선반이 쉼 없이 움직인다. 각 선반은 한 뼘도 안 되는 간격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간다. 다른 선반과 부딪칠 걱정은 없다. 위험을 알아서 감지해 속도를 조절해 기다렸다 이동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방문한 경기 군포 CJ대한통운 풀필먼트센터. 여러 고객사의 상품을 공동 보관하며 재고관리·포장·검수·출고·배송 등 복잡한 물류 과정을 일괄처리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가장 바쁜 것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다. 동그란 형태의 로봇청소기 같이 생긴 고정노선 운송로봇(AGV·Automated Guided Vehicle) 126대가 선반 밑에서 바퀴가 돼 센터 곳곳을 누빈다. 이 로봇들은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하며 지정된 명령을 수행했다. 연면적 3만8400㎡에 5층 규모로 지어진 이 센터는 특별히 1개 층(2층)을 스마트화해 운영 중이다.
작업자가 터치스크린으로 상품을 호출하면 피킹(선반이나 바구니 등에서 상품을 꺼내는 작업) AGV가 상품을 가져온다. 소비자 주문에 맞는 상품을 꺼내 박스에 옮겨주면 이송 AGV가 박스를 들고 검수존(Zone)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이동한다.
사람이 하는 일은 제자리에 서서 화면을 터치하고, 제품을 꺼내 바코드를 스캔하는 정도다. 일반 센터라면 작업자가 복잡한 물류 창고 내에서 물건을 번거롭게 찾아 바구니에 담아 옮긴 뒤 배송 박스에 넣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두 로봇의 몫이다.
검수와 포장 과정에서도 기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AGV가 운송해 온 박스를 작업자가 컨베이어에 올려놓자 디지털 중량계가 무게를 실시간으로 측정했다. 측정값이 미리 축적한 상품 무게 데이터와 비교해 ±5% 이내면 통과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엔 별도로 분류된다.
시험 삼아 아무 스마트폰을 박스에 담아 컨베이어에 올렸더니, 불량 신호가 뜨며 별도의 공간으로 분류됐다. 이렇게 불량 신호가 뜬 박스들은 사람들이 재검수한다.
CJ대한통운은 센터로 입고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체적과 무게를 측정해 데이터로 축적해 왔다. 이후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 상품의 종류와 수량에 맞춰 부피와 무게의 합계를 자동으로 계산한다. 축적된 데이터는 포장 박스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시스템이 상품의 부피에 맞춰 가장 적절한 크기의 박스를 자동으로 배정하는 식이다.
물건의 파손을 막기 위한 완충재도 로봇팔이 집어넣는다. 상품이 박스 안에 담기면 3D 비전 스캐너로 빈 공간이 측정되며, 로봇팔이 적정한 양의 종이 완충재를 순식간에 구겨 넣는다.
테이핑, 송장부착 등의 작업도 자동 테이핑 기계, 오토라벨러가 모두 똑똑하게 처리해 낸다. 인간미는 없지만, 복잡하고 어수선할 수 있는 작업을 정확하고 신속한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는 셈이다.
이렇게 포장까지 마무리된 택배는 스파이럴CV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간다. 스파이럴CV는 나선형 구조의 물류 엘리베이터다. 1층에 도착하면 배송 지역에 따라 곤지암, 대전, 청원 허브(hub) 터미널 3곳으로 분류된다. 이때도 컨베이어에 올리기만 하면 바코드를 이용해 자동으로 물건들이 분류된다.
불필요한 동선과 작업 과정이 제거되다 보니 작업 편의성과 효율성은 대폭 높아졌다. 조주형 군포 풀필먼트센터 센터장은 “현재 스마트화된 2층의 시간당 1인 작업량은 23.8박스”라며 “일반층(15.4박스)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약 55% 향상됐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향후 로봇이 맹활약하는 풀필먼트센터와 전국 택배 인프라를 연계한 ‘융합형 풀필먼트’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펼칠 계획이다. 센터부터 배송까지 자체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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