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성폭행 사망' 살인죄 처벌 가능할까

2022. 7. 1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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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인하대 성폭행 사건' 피의자에 대한 살인죄 적용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대법원은 피의자가 객실 이용시간을 연장하려고 전화를 하는 순간 성폭행을 피하려고 창밖으로 뛰어내린 여성이 사망한 사건에서 직접적인 성폭행 위협이 없는 순간이었더라도 성폭행 시도와 인과관계를 인정해 강간치사죄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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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사건 고의성 입증 관건
"피해자 사망으로 규명 어렵고
살인죄 적용 사례 찾기 힘들어"
警, 다양한 현장실험·분석 착수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인하대 성폭행 사건’ 피의자에 대한 살인죄 적용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 경우 무기징역도 가능하지만 사망 책임의 입증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찰이 피의자 20대 재학생 A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준강간치사다. 만취 등 적극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하고, 그 결과 피해자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적용되는 혐의다. A씨가 “피해자를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정한 만큼 치사죄를 적용했지만 경찰은 향후 사망 책임이 입증될 경우 살인죄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준강간과 강간은 형법상 양형이 동일하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강간치사는 징역 11~14년을 기본형으로 한다. 다만 사망에 직접적 행위가 없거나 범행 후 구호 활동을 하는 등 감경 요인이 있다면 9~12년까지 낮아진다.

A씨가 고의로 떠밀어 사망에 이르렀다면 준강간살인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이는 중대범죄 결합 살인 유형으로 간주돼 20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을 기본 양형으로 한다. 피의자의 심신미약도 적용되지 않는다. 계획적 살인 범행 또는 가중요소가 적용되면 25년 또는 무기징역도 가능하다.

다만 사망사건 특성상 원인 규명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선희 변호사는 “살인도구가 사용되는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해자가 사망하면 살인인지 치사인지 입증하기가 어렵다”며 “살인으로 기소해도 치사로 판결되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시우의 채다은 변호사는 “준강간의 경우 여성이 자발적으로 뛰어내릴 것을 예상하긴 어렵다”며 “치사 부분의 경우도 예견가능성이나 인과관계가 부정되면 (혐의점이)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판례상으로도 성범죄 피해 여성이 사망한 경우 강간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법원은 피의자가 객실 이용시간을 연장하려고 전화를 하는 순간 성폭행을 피하려고 창밖으로 뛰어내린 여성이 사망한 사건에서 직접적인 성폭행 위협이 없는 순간이었더라도 성폭행 시도와 인과관계를 인정해 강간치사죄를 적용했다.

또 여고생에게 술을 먹여 성폭행하고 방치한 ‘영광 여고생 사망 사건’에서 피의자에게는 징역 9년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 사망 책임을 두고 1,2심에선 치사 혐의 인정이 엇갈렸다. 1심은 숙박업소에 두고 왔다고 해서 사망할 것이라 생각하기 어렵다며 치사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의식불명 피해자를 보고도 범행 현장에서 나간 점 등을 감안해 치사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고의성 입증 여부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사건 현장에서 복도 창문으로 추락하는 등 다양한 현장 실험을 했다. 해당 창틀과 건물 외벽에서 지문 등 유전자 정보(DNA)를 채취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낸 상태도 현장실험 결과도 분석하고 있다. 인천지법은 17일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5일 새벽 3시 50분께 인하대 용현캠퍼스에서 이 학교에 재학 중이던 1학년생 여성이 머리에 다량의 피를 흘린 채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경찰은 피해자와 같이 술을 마셨던 A씨가 함께 강의동으로 이동한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유동현 기자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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