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성폭행범, 피해자 살릴 수 있었다.. 추락후 1시간 호흡·맥박

범인이 학교 벗어난 시각과
발견된 시간 1시간 넘게 차이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남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건물 3층에서 추락해 숨진 여학생이 추락 뒤 1시간 이상 방치됐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숨지게 한 20대 남성 A씨가 지난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18일 경찰에 따르면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된 인하대 1학년생 A(20)씨가 학교 건물을 벗어난 시각과 B씨가 행인에게 발견된 시각과는 약 1시간 이상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카메라(CCTV) 및 A씨 휴대전화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A씨의 이동 시간과 발견 시점에 차이가 나는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에 있는 5층짜리 단과대학 건물에서 지인인 20대 여성 B씨를 성폭행한 뒤 B씨가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가 3층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추락한 뒤 A씨가 B씨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리고 자취방으로 달아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이에 앞서 15일 오전 1시30분쯤 B씨를 부축해 해당 건물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 화면에 찍혔으며, 오전 3시50분쯤 행인이 해당 단과대학 건물 앞 길에서 피를 흘리며 쓰려져 있는 B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B씨가 행인에게 발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 동안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추락 시점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B씨는 다량의 출혈이 있었지만 심정지 상태는 아니었고, 약하긴 했지만 호흡과 맥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씨가 B씨가 추락한 직후 119에 신고했다면 B씨를 살릴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A씨가 고의로 도주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B씨를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