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경영책임자 범위는 손 못본다?..기업 '여전히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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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시작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6개월을 맞은 가운데 최근 윤석열 정부는 해석이 모호한 규정을 개정키로 했다.
일단 정부가 중대재해법 시행령에서 모호한 규정을 고치기로 한 것은 불필요한 시비를 없애고, '관계법령' 범위를 구체화하기로 한 점은 현장의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이라고 경영계는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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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 법령' 범위 구체화
이르면 8월 입법예고 예정
경제형벌 규정 논의에서 빠져
정부내 부처별 입장 '오락가락'
재계 "책임자 정의 규정 신설을"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6개월을 맞은 가운데 최근 윤석열 정부는 해석이 모호한 규정을 개정키로 했다. ‘충실히’, ‘필요한’ 등과 같은 모호한 표현이 담긴 법 규정을 정비해 객관적인 표현으로 다듬겠다는 계획이다. 중대재해법에서 지키도록 한 의무들을 규정하는 안전·보건 관계법령의 대상·범위도 구체적으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경영책임자 범위와 관련해서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키로 해, 여전히 기업 혼란이 가중되고 경영활동이 계속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모호한 시행령 연내 바꾼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모호한 조항 탓에 준수하기 어렵다는 경영계 주장에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안을 이르면 8월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시행령 4조에서 안전보건관리 책임자의 업무를 ‘충실히’로 표현하는 등 주관적이고 모호한 규정부터 정비한다. 안전보건 관계 법령도 구체화한다. 고용부는 기업들이 과도하다고 느낀 처벌 규정에 대한 개선 방안도 검토에 착수했다. 다만 고용부는 경영 책임자 범위처럼 법에서 시행령에 위임되지 않은 부분까지 시행령에서 개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오는 10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한다. 노사가 현장을 안전하게 바꾸도록 정부가 자율 예방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이번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은 법 자체의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일 뿐 앞서 기획재정부와 법무부가 언급한 ‘경제형벌규정’에 포함되는 건 아니다. 이러다보니 ‘처벌의 수준’은 변함이 없다. 권기섭 고용부 차관은 “사업주 또는 기업의 법적인 수용성을 제고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시행령을 통해서 처벌의 수준을 낮추는 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이 갖고 있는 중대재해 예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미세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정부가 중대재해법 시행령에서 모호한 규정을 고치기로 한 것은 불필요한 시비를 없애고, ‘관계법령’ 범위를 구체화하기로 한 점은 현장의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이라고 경영계는 평가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규정하지만, 시행령에는 ‘안전·보건 관계법령’이 무엇인지 나와 있지 않아 법률의 명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동안 경영계가 산업안전보건법·광산안전법·원자력안전법·항공안전법·선박안전법 등으로 한정해 명시하자고 주장한 것도 그래서였다. 고용부는 앞서 발간한 중대재해법 해설서에 예시로 든 산업안전보건법 등 10개 법령을 중심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중대재해법상 경영책임자는? “반쪽짜리”=정부는 ‘경영책임자’ 범위에 대한 규정은 이번 시행령 개정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를 별도로 세운 경우, 안전보건최고책임자가 중대재해법상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표이사는 경영책임자가 아닌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경영계 입장이다. 나아가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시행령에서 경영책임자의 정의 규정을 신설해달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권 차관은 이같은 경영계 요구에 대해 “시행령에서 경영책임자 규정의 모호성을 확보하는 것은 (법률에서 위임한) 위임 한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안다”며 “법률을 개정해야 정리가 되고, 시행령에서 다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영계에선 이번 시행령 개정이 ‘반쪽짜리’란 비판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책임자 규정의 모호성을 남겨 둔 건 정부가 최근 ‘경제형벌 비범죄화’를 추진하는 상황과 괴리가 크다”고 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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