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한 압박에..노동계 "겁박하고 굴종 강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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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의 진행 양상에 따라 노동계의 대정부 투쟁이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19일) 오전 출근길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권력 투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산업현장에 있어서 또 노사관계에 있어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답했습니다.
전날 윤 대통령의 지시로 이 현안에 대한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린 데 이어 대통령이 거듭 사태 해결을 촉구하면서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헬기로 경남 거제를 찾아 현장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현장 방문을 검토 중입니다.
이에 대응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4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는 이번 주말인 23일 경남 거제로 향할 예정입니다. '희망버스'가 파업 지지를 위해 대규모 인원을 싣고 현장으로 내려가는 것은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사태 이후 11년 만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과 전임자 등 노조활동 인정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지회는 지난달 18일부터는 옥포조선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1도크(산벅건조장)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노동계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박근혜 정부이던 2013년 코레일 파업 당시가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당시 경찰은 노조 집행부와 실무간부 28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고, 2명을 구속했습니다.
나머지 26명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가던 경찰은 노조 집행부가 민주노총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해 12월 22일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사상 처음으로 진입하는 등 초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섣부른 공권력 투입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대우조선 하청노조 조합원 6명은 좁은 계단으로 연결된 10m가 넘는 구조물에 올라가서 농성 중이고, 유최안 부지회장은 화물창 바닥에 가로·세로·높이 1m의 철 구조물을 만들고는 그 안에 들어가 쇠창살로 입구를 용접한 채 '옥쇄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는 시너 통까지 지닌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권력 투입 시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무엇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삭감된 임금을 보상하라는 것도 아닌, 원상회복 요구에 대한 답은 오로지 '법과 원칙'"이라며 "정부의 책임은 뒤로 한 채 오로지 하청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겁박하고 굴종을 강요하고 나섰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은 "현재 상황을 해결할 주체는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실질적 주인인 산업은행"이라며 "산업은행이 책임지고 대우조선이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파국으로 이어진다면 그 책임은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몫이며, 이는 정부를 향한 노동자·민중의 거대한 투쟁으로 이어질 것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노동계 '하투'(夏鬪)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지난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과 이달 초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는 큰 탈 없이 넘어갔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노동계의 투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장 전국 금속노조는 2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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