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사고 재현 없다'..세계 3번째 규모 대형방제선 '엔담호' 취항

5000톤급 전천후 방제선, 기존 방제선 10배 규모
풍랑주의보에도 출동..745억 투입, 건조 31개월
유류회수 능력, 기존 방제선 대비 최소 3.5배↑
"엔담호 중심 해양오염 방지체계 구축"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풍랑주의보·경보에도 출동 가능한 국내 최대이자 세계에서 3번째로 큰 5000톤(t)급 대형방제선이 20일 취항한다.

2007년 태안유류사고 당시 풍랑주의보로 방제선이 출동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초기대응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게 됐다.

(사진 = 해수부)

19일 해양수산부는 20일 전남 여수에서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의 취항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엔담이란 ‘사방을 둘러쌓은 담’을 의미하는 순우리말로 해양 유류오염 사고 발생시 철저히 막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엔담호는 기존 방제선(500톤급)의 10배 규모인 5000톤급으로 건조비용만 약 745억원이 투입됐다. 2019년 11월 건조를 시작해 마치기까지 31개월이 걸렸다.

해수부에 따르면 엔담호는 독일(8000톤급), 노르웨이(6000톤급)에 이어 세계에서도 3번째 큰 대형방제선이다. 세계에서도 1500톤급 이상 대형방제선은 64척뿐이다.

5000톤급인 엔담호는 풍랑주의보·경보시에도 출동해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대다수 선박 사고가 악천후에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대응이 용이해진 것이다.

또 스위핑 암, 빌트 인 스위핑 등 2종의 유류 회수 전용장치와 별도의 유류 회수기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어 작업능력도 기존 방제선의 3.5배 이상인 시간당 560㎘가 가능하다. 기존 방제선으로는 시간당 20~150㎘의 유류 회수만 가능했다.

또 최대 30m까지 수중작업이 가능한 준설장비, 5톤 규모 해상 부유물 제거가 가능한 크레인, 120m 거리의 타선 소화설비도 갖췄다. 또 사고 발생 시 약 5000톤급 타선도 예인할 수 있다.

엔담호가 도입된 계기는 2007년 연말 발생한 태안유류사고 때문이다. 당시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이 충돌, 약 1만톤의 원유가 유출됐다. 풍랑주의보로 초기에 방제선이 출동하지 못해 피해가 더욱 컸다.

윤현수 해양환경정책관은 “대형방제선인 엔담호를 중심으로 국가의 해양오염 방제 체계를 재정비할 것”이라며 “해양사고 현장에서 해양환경과 국민 안전을 굳건히 지킬 수 있도록 국가의 방제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담호 선박제원(자료 = 해수부)

조용석 (chojuri@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