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뭔가 다른' 코로나 재유행.."경보 아닌 주의"

최서윤 기자 2022. 7. 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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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 최소 40개주에서 BA.5 감염 급증에도 방역강화엔 '신중'
"코로나, 덜 치명적인, 새 단계 진입" 관측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새로 개통한 6번가 고가교. 2022. 7. 11.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계통 변이 BA.5가 역대 최강의 전파력으로 미국 전역의 재유행을 이끌고 있지만, 이번 유행 국면은 "뭔가 다르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관측했다.

각 지역 보건당국에서 현재의 유행을 '경보(alarm)'가 아닌 '주의(caution)' 요인 정도로 평가하고, 섣부른 방역 강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최고의료책임자는 지난주 코로나 감염 수준이 '높음' 수준이 됐음에도 "주민들이 바이러스로 삶을 통제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루이지애나주 보건당국도 현재의 감염세를 "폭풍 속의 급증"이라고 말했지만, 상황을 우려하긴 해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워싱턴주 킹카운티 보건당국은 현재 마스크 의무 착용 재개를 논의 중이지만 자율에 맡기는 쪽을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지난 5월부터 BA.5 유행으로 최소 40개주에서 확진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주간 입원환자 수도 20% 증가, 하루 평균 4만여 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신규 확진자의 3분의 2 이상이 BA.5로 추산된다.

그러나 각지 방역당국의 반응은 예전같지 않다. 팬데믹이 2년을 넘기면서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NYT는 이제 각 지역당국은 백신과 치료제, 면역 증가로 감염 상황이 바뀌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짚었다.

방역을 강화하기 전에 유행이 '저절로 꺾일 수 있다'는 바람이다. 시카고 보건국장 앨리슨 아르와디 박사는 "시 전역에 마스크 의무화 재개를 검토하기 전에 병원이 긴장을 풀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샌안토니오 보건부의 아니타 쿠리안 부국장은 "6주 연속 확진 건수가 증가 중이지만 사망자 수가 적고 백신과 치료제가 생존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킨다"며 "이제 코로나가 덜 치명적인, 새 단계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일일 4만여 명의 입원환자 수는 올초 오미크론 유행 정점 당시 일일 약 15만9000명씩 입원하던 것과 비교하면 그리 놀라운 수치가 아니다.

미국 뉴욕의 코로나19 검진소. 2022. 5. 17. © AFP=뉴스1

문제는 이 같은 '느긋함' 속 검진 건수가 확연히 줄고 있다는 점이다. 임시 선별검진소는 더이상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자가검진이 보편화됐다. 검진 상황 관련 공개 데이터가 급격히 줄었다는 의미다.

루이지애나 보건책임자인 조셉 칸터 박사는 이제 확진 건수와 폐수 샘플, 양성률, 입원 지표 등 광범위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검진이 줄어들 경우 새로운 변이주 출현과 진행 양상을 제때 파악하지 못해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재차 발신해왔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방역 강화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BA.5의 높은 전파력으로 앞으로 몇 달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백악관 코로나 대응을 총괄하는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우리 삶을 방해받을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대처해야 하는 현실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다소 예외적으로 강력한 경고를 발령하고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현재 검진시 양성률이 절반 이상에 달하고, 폐수 조사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의 감염 확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주간 사망자는 한 달 전 약 50명에서 지난주 100명으로 2배 늘었다. 지난 겨울 매주 400여 명이 사망하던 것에 비해선 적지만,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로스앤젤레스 당국은 이달 말부터 카운티 전역의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팬데믹 장기화 속 방역 피로감으로 시민 의견이 엇갈리는 점도 문제다. 텍사스 주민 네이다 보닐라는 "사람들이 각성하길 바란다"며 "우리는 마스크를 벗지 말아야 했다.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유방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으로, 최근 감염 증가세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반면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한 스페인 식당 지점장인 제프 셰플러는 NYT에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게임을 관람하고 오클랜드 콜리세움 펄잼 콘서트에 다녀온 일상을 소개하고, "매일 매일 마스크를 쓰는 것도 이제 지겹다. 백신도 맞았고 코로나도 걸렸다. 이제는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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