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재건에 북한 노동자 투입? 유엔 "대북제재 위반"

권영은 2022. 7. 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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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재건에 북한 건설노동자를 투입할 수 있다는 러시아 측 언급이 나오자 유엔은 즉각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에릭 펜턴-보크 조정관은 18일(현지시간) "북한 노동자들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일하는 것은 유엔 대북제재에 반하는 일"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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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대사관 앞에 이들을 상징하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재건에 북한 건설노동자를 투입할 수 있다는 러시아 측 언급이 나오자 유엔은 즉각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돈바스 지역에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세웠으나 현재 러시아와 시리아, 북한만이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주북 러시아 대사 "돈바스 재건에 북 노동자 중요 지원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에릭 펜턴-보크 조정관은 18일(현지시간) "북한 노동자들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일하는 것은 유엔 대북제재에 반하는 일"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이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DPR, LPR과 북한 간 협력 가능성을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마체고라 대사는 "양질의 북한 건설 노동자들은 (돈바스의) 파괴된 기간시설과 산업시설을 복구하는 과제 해결에서 아주 중요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북한과 돈바스 지역 공화국이 교환할 수 있는 상품 목록도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련 시절부터 (돈바스 인근) 멜리토폴항으로 유입되던 대규모 화물 가운데 하나는 돈바스 지역 제철단지들의 용광로에 내화재로 사용된 북한산 마그네시아 클링커였다"며 "북한으론 도네츠크의 코크스탄,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서 생산된 밀 등이 수출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아 파괴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도브로필리아의 한 주택 앞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다. 도브로필리아=AFP 연합뉴스

대북 제재 따라 북 노동자 해외 취업 안돼

이에 펜턴-보크 조정관은 "마체고라 대사가 인터뷰에서 설명한 일부 자재와 장비를 도네츠크의 지역에서 북한에 제공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대북제재 위반"이라며 "유엔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기존 유엔 제재 결의 위반을 부추기는 듯한 고위 외교관의 모습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애런 아놀드 전 대북제재위 전문위원 역시 RFA에 "북한 국적자들의 취업 비자가 급격하게 감소함과 동시에 러시아가 발급한 학생 비자와 관광객 비자가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있었다"며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비자 종류를 변경하면서 국제적인 의무를 회피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응징으로 해외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시키도록 규정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일하는 것은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한편 북한은 지난 14일 DPR과 LPR을 승인하면서 전 세계서 이들을 독립국으로 여기는 세 번째 나라가 됐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와는 단교된 상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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