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부동산 서비스 회사 소유하도록..금융위, '금산분리' 규제 혁신[금융규제혁신]

2022. 7. 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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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디지털전환 촉진
자회사 투자제한·부수업무 규제 완화 등
금융혁신 36개 세부과제 선정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 등 전통적 금융규제 완화 및 혁신에 나섰다. 전통금융사와 빅테크 간 경계가 허물어진 ‘빅블러(Big-blur)’ 시대를 맞아, 규제가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속도를 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9일 제1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규제혁신 추진방안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빅블러(Big-blur) 현상으로 산업간 영역이 흐려지고 있다”라며 “우리 금융산업은 산업구조와 기술변화에 대응해 새롭게 변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으며,금융규제혁신의 목표는 우리 금융산업에서도 BTS와 같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가 출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글로벌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내 금융회사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며 “기존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6월부터 8개 금융권협회를 상대로 수요조사를 해 234개 건의사항을 접수했으며, 이를 토대로 4대 분야, 9개 주요과제, 36개 세부과제를 추려 금융규제혁신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은행도 디자인 회사·부동산 서비스 회사 소유토록...금산분리 나선다

금산분리 제도 개선은 금융권의 디지털전환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현행 은행법상 비금융회사에 15% 이내 지분투자만 가능한데, 이를 개선해 달라는 은행권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회의에서 '금산분리규제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현행법상 금산분리 규제의 영향으로 금융업과 비금융업 분야가 분리돼 독자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효율성이 저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교수는 "현재 시장상황 및 향후 환경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금산분리에 근거한 자회사 투자나 부수업무 범위에 대한 규제는 변화 또는 수정할 단계"라고 밝혔다.

특히 금융회사의 자회사 투자 관련 기준으로서 '효율성 기준' 등을 새로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현행 출자총액한도, 자기자본비율, 이해상충방지 등 위험관리규제가 충분한지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 교수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규제는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에 따른 리스크 등을 고려하여 장기과제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금융회사의 비금융업무를 뜻하는 '부수업무'의 범위를 기존 금융업법의 기준인 본업 관련성을 기준으로 제한하던 데에서 더 넓혀야 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계열사 데이터 활용해 맞춤형 정보 제공토록...디지털전환 막는 규제 없애야

업무위탁, 실명 확인, 보험모집 규제 등 개선을 통해 외부자원 및 디지털 신기술 활용 활성화하는 방안도 주요 과제에 담겼다.

은행의 신용평가업무를 상거래 정보 활용이 가능한 플랫폼 업체에 위탁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온라인 예금·보험 중개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모델이 가능한 유연한 규제체계 구축도 주요 과제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융지주사가 은행 고객 정보를 계열사 간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해 금융지주사 통합 앱에서 고객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반영했다.

금융위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까지 분과별 회의를 열어 작업계획을 확정하고 과제별 검토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다음 달에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여는 등 매달 회의를 개최해 혁신과제를 빠르게 처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주현 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금융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어떠한 고정관념에도 권위를 부여하지 않고 근본부터 의심해 금융규제의 새로운 판을 짜겠다"면서 "금융산업이 정당한 이유로 요청할 때 연구하고 답을 하는게 당국의 의무이며, 그 과정에서 업권, 그리고 전문가들 다 같이 이야기를 해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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