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디바' 황수미가 들려주는 멘델스존과 코른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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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황수미'란 이름을 지금도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과 함께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황금빛 한복을 입은 황수미가 '올림픽 찬가'를 부르는 장면은 전세계로 생중계됐고, 그는 단숨에 '평창의 디바'로 떠올랐다.
그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코른골트의 곡들에 푹 빠지게 됐다"며 "재즈스러우면서 변박이 있고 화성도 까다로운 곡들인데 이런 요소들이 굉장히 부드럽게 연결돼 위트가 넘친다"고 설명했다.
그가 부르는 멘델스존과 코른골트의 가곡들이 어떤 색채를 빚어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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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짝' 헬무트 도이치 피아노 반주
"조수미 선생님 언젠가 뵙고 싶어"
‘소프라노 황수미’란 이름을 지금도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과 함께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황금빛 한복을 입은 황수미가 ‘올림픽 찬가’를 부르는 장면은 전세계로 생중계됐고, 그는 단숨에 ‘평창의 디바’로 떠올랐다. 그가 새달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특유의 풍성한 목소리를 풀어낸다. 독일에 살고 있는 그를 지난 14일 영상통화로 만났다.
“제 성량이 좀 큰 편이죠.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뚫고 나가는 힘 있는 소리가 장점이라고들 합니다.” 그는 풍부한 성량과 함께 ‘깨끗한 라인을 만들 수 있는 소리’를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래서인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오페라극장이 주요 활동 무대다. 독일 본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로 활동했고, 프리랜서로 변신한 지금은 비스바덴 극장에서 모차르트의 5개 오페라 공연에 출연 중이다.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은 그의 음악 행로에 분수령이 됐다. 당시 마지막 라운드 심사위원이 현존 최고의 피아노 반주자 헬무트 도이치(77)였다. “콩쿠르 직후 제 반주자가 돼주겠다고 도이치 선생님이 먼저 제안해주셨어요.” 도이치는 제럴드 무어 이후 최고의 피아노 반주자로 명성을 쌓았다. 디아나 담라우, 요나스 카우프만, 이언 보스트리지, 마티아스 괴르네 등 최정상 성악가들이 그에게 반주를 의뢰했다. 황수미-도이치 듀오는 이후 세계 무대를 누볐고, 2019년엔 독일의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가곡 음반도 냈다. 새달 공연은 두 사람이 함께하는 네번째 국내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롯데콘서트홀이 기획한 ‘클래식 레볼루션 2022 멘델스존 & 코른골트’의 일환이다. 기획 취지에 맞춰 두 사람도 멘델스존과 코른골트의 가곡에 집중한다. “선곡에 시간이 걸렸어요. 도이치 선생님이 추천한 곡들 가운데 제가 노래를 불러보고 골랐거든요. 대부분 처음 해보는 곡들이라 잘 어울리고 잘 소화할 수 있는 노래를 고르는 게 쉽지 않았어요.”
멘델스존 12곡, 코른골트 13곡 등 모두 25곡을 노래한다. 멘델스존의 가곡들에 대해선 “하이네와 괴테의 시에 선율을 붙인 밝고 아름다운 곡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코른골트의 곡들에 푹 빠지게 됐다”며 “재즈스러우면서 변박이 있고 화성도 까다로운 곡들인데 이런 요소들이 굉장히 부드럽게 연결돼 위트가 넘친다”고 설명했다. 코른골트는 나치를 피해 1938년 마흔한살에 미국으로 망명한 오스트리아 출신 천재 작곡가로,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시조’로 불린다.
그는 한국 오페라 무대에도 관심을 보였다. “국립오페라단이 <라보엠> <라트라비아타> 공연을 제안했는데 스케줄이 맞지 않아 아쉬웠어요. 언젠가 꼭 같이할 기회가 오기를 소망합니다.” 그는 흔히 ‘조수미를 잇는 황수미’로 불린다. 그는 “너무나 감사한 표현인데 조수미 선생님이 불쾌해하시지 않을까 조심스럽기도 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긴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아직 두 사람이 만난 적은 없다고. “언젠가 한번 꼭 뵙고 싶어요. 여쭤보고 싶은 것들이 많거든요.”
성악가는 보통 30대 중반을 넘기면서 목소리가 완숙기에 접어든다고 한다. 올해 서른여섯, 소프라노 황수미가 딱 그 나이대다. 윤기 흐르는 목소리에 감정 표현에도 능한 황수미. 그가 부르는 멘델스존과 코른골트의 가곡들이 어떤 색채를 빚어낼지 궁금해진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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