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아이 공격한 울산 맹견, 사냥 의도는 낮아"..동물 심리 연구가 평가 근거는?

박민식 2022. 7. 1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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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행동 심리전문가인 한준우씨는 최근 8세 아이를 물어 큰 부상을 입힌 사건을 일으킨 맹견의 '사냥' 의도 여부에 대해 "가정견인 경우에는 보통 먹을 것을 집에서 충분히 제공받고 있기 때문에 사냥하기 위해 아이를 물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맹견의 공격성이 워낙 사나워 목격자로부터 "물어 뜯기보다는 (사냥하는 것처럼) 잡아먹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이 나올 정도로 공격적이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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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우 동물 행동 심리전문가
"가정견은 먹을 것 충분히 제공받아"
"사냥이라면 기척 숨기고 몰래 접근해야"
"반려인 의무교육·자격증 제도 도입을"
"안락사보다는 '물면 안 된다' 학습시켜야"
MBC라디오 유튜브 캡처

동물 행동 심리전문가인 한준우씨는 최근 8세 아이를 물어 큰 부상을 입힌 사건을 일으킨 맹견의 '사냥' 의도 여부에 대해 "가정견인 경우에는 보통 먹을 것을 집에서 충분히 제공받고 있기 때문에 사냥하기 위해 아이를 물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맹견의 공격성이 워낙 사나워 목격자로부터 "물어 뜯기보다는 (사냥하는 것처럼) 잡아먹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이 나올 정도로 공격적이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한씨는 지난 1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사건이 담긴 폐쇄회로 TV) 영상을 저도 여러 번 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냥 본능이 발현돼 그 아이를 물었다라고 보편적으로 생각하실 것"이라며 "사냥감을 잡는 행동을 하기 전에는 개가 기척을 숨기고 몰래 접근하는 행동이 있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몰래 접근하는 행동이 없었다면 애초 사냥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어 "개들은 본능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사물을 쫓아가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아마 반사적으로 쫓아가는 행동이 나왔고, 아이의 비명 소리나 손 움직이는 행동에 아마 사냥 행동 자체가 더 발현이 되지 않았을까"라며 "빠르게 움직이는 사물을 쫓는 행동을 함으로써 이성이 날아가는 상태가 되고, 사냥감을 잡아야 하는 본능에 충실하는 쪽으로 옮겨간다"고 덧붙였다.

그는 반복되는 개 물림 사고의 원인에 대해 "보통 보호자들의 관리 소홀을 탓하게 되는데,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개들이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해 학습이 안 되었기 때문"이라며 "물면 안 돼라고 학습을 시키는 게 근본 대처"라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의 사회화 교육이 문제"라며 "입마개를 하는 것과 '물면 안 돼'라고 학습시키는 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울산 맹견. 온라인 커뮤니티
이번 개 물림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1시 20분쯤 울산시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고를 일으킨 개를 안락사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람 입장에서는 안락사 주장이 당연하지만 그 이전에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사회에 다시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교육기관이 마련되는 게 사고예방 대책으로서 더 효과적이다"고 했다.

독일처럼 보호자들의 의무 교육과 반려인 자격증 제도 도입도 제안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반려견을 키우기 전에 반려견에 대한 학습 원리나 본능 행동, 사람이 손으로 하는 일을 반려견은 입으로 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이수한 다음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증을 부여해 준다"며 "그러면 어떠한 각오를 하고 내가 반려견을 키워야 될지, (생각하게 돼) 무분별하게 반려견을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논란이 된 이번 개 물림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1시 20분쯤 울산시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생했다. 개 물림 피해자 측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피해 어린이가 개를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모습이 담겨 충격을 줬다. 도망치던 어린이는 개에게 물려 넘어졌고, 개는 2분 넘게 공격을 이어갔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택배기사가 개를 떼어내기 전까지 공격은 계속됐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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