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노인들이 수도요금 대납 맡긴 월 5천원도 검침원이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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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알고 그래서 매월 5000원 정도 나오는 수도요금을 대신 납부해 달라고 검침원들에게 현금을 주고 부탁했는데 그걸 내지 않고 용돈벌이로 사용했다는걸 최근에야 알았네요."
전남 담양군 물순환사업소 소속 수도검침원 5명이 최근 '업무태만'으로 해임·정직·감봉 등의 처분을 받은 가운데 일부 검침원들은 시골 어르신들이 수도요금 대납을 부탁한 돈마저 수차례 착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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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면 일대 2천여건 잘못 부과돼..1명 해임 등 5명 징계
(담양=뉴스1) 박영래 기자 = "얼굴도 알고 그래서 매월 5000원 정도 나오는 수도요금을 대신 납부해 달라고 검침원들에게 현금을 주고 부탁했는데 그걸 내지 않고 용돈벌이로 사용했다는걸 최근에야 알았네요."
전남 담양군 물순환사업소 소속 수도검침원 5명이 최근 '업무태만'으로 해임·정직·감봉 등의 처분을 받은 가운데 일부 검침원들은 시골 어르신들이 수도요금 대납을 부탁한 돈마저 수차례 착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담양군 감사결과와 주민들에 따르면 담양군 금성면에 사는 A할머니는 매월 자신의 집으로 수도검침을 온 검침원 A씨에게 월 5000원 안팎의 수도요금 대납을 부탁하곤 했다.
A할머니는 "수도요금 자동이체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검침원이 오면 월 5000원에서 많을 때는 1만원 정도의 요금을 납입해 달라고 현금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A할머니가 대납을 부탁했던 돈은 요금으로 납부되지 않고 수도검침원들의 용돈벌이로 이용됐다.
담양군이 수도검침원 비리와 관련해 최근 감사를 벌인 결과 이처럼 주민들의 요금대납 부탁을 받고서 요금을 납부하지 않고 검침원이 착복한 사례가 31건, 금액으로는 800여만원에 이른다.
담양군은 근무태만이 적발된 검침원 5명에 대해선 해임·정직·감봉 등의 조처를 내렸고 이 가운데 현금착복이 확인된 B검침원에 대해서는 착복한 금액을 전액 변상조치토록 하고 해임처분했다.
담양군 감사 담당자는 "현금피해액이 800만원 정도 확인돼 해당 금액은 요금으로 납입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담양군의 '수도요금 폭탄' 사건은 평소 사용요금의 10배 가까운 금액을 고지받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고, 수도요금 전수조사에 나선 담양군은 요금 과오납에 '검침원의 태만'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금성면 일대 1954가구에 5월분 수도요금으로 총 3억4000만원이 청구됐다. 평소 6000여만원대였던 마을 전체의 수도요금이 갑자기 6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가구당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이 부과된 경우도 있었다.
담양군은 수도요금이 잘못 부과된 원인을 검침원의 태만으로 확인했다.
담양군은 "지난해 1월부터 스마트 원격검침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아날로그 수도계량기를 디지털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전수검사를 벌였다. 그 결과 그간 상수도 검침량과 실제 사용량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군청 소속 검침원들이 매월 상수도 수용가구를 직접 방문해 계량기를 확인해야 하는데,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임의로 사용량을 기재해 왔다"고 말했다.
담양군은 전체 수용가 1만5000여가구 중 부과누락 등이 발생한 1954가구에 6월 중순 사과문을 직접 보내 사과하고 개선책을 알렸다.
이와 함께 예고문도 보내 6월분 부과예정액을 수용가구에 알린 뒤 최종 확정부과할 방침이나 주민들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월 평균 20톤 정도의 상수도를 사용하는 C씨의 경우 월 평균 수도요금은 1만원 정도지만 6월 수도요금 예고문에는 미검부과량을 더해 46만여원(276톤)이 부과됐고, 이 가운데 검침원 미검침으로 인해 발생한 누진세를 제외하고 23만여원을 납부하라고 알려왔다.
C씨는 "군에서는 분할납부 등을 알려왔지만 하루아침에 수십만원의 수도요금을 내라고 하면 누가 내겠냐"고 항변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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