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수율 허위보고 '부메랑'..상수도 현대화 지각 추진

2009년 유수율 40%대 인지하고도 수년간 공식통계 '76.7%'발표
1단계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서 배제..2020년 뒤늦게 일부 반영

환경부가 1단계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1조3541억원의 국비를 지원했지만 제주도는 이 기간 400억원 가량을 지원받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과거 유수율(정수장이 공급하는 수돗물이 각 가정에 도달하는 비율)을 '허위'로 보고한 탓에 사업초기 지원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제주도청 전경(제주도 제공).2022.6.18/뉴스1 © News1 DB

제주도가 과거 유수율(정수장이 공급하는 수돗물이 각 가정에 도달하는 비율)을 '허위'로 보고한 탓에 도내 노후 상수도관 정비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18일 환경부와 제주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2017년부터 1단계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상수도 낙후지역에 사는 주민에게 안심하게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환경부는 재정이 부족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국비를 지원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원한 국비는 2017~2021년 5년간 1조3541억원이다.

그런데 제주도가 환경부로부터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지원받은 국비는 지난해까지 노후 상수도 정비사업 350억원, 노후 정수장 개선사업 62억5000만원이 전부다.

그나마 '유충' 사태가 발생했던 강정정수장 개선사업이 선정되면서 올해부터 2026년까지 국비 256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는 제주도가 과거 매년 환경부에 보고하는 유수율을 의도적으로 속였던 결과다. 앞서 제주도가 환경부에 보고한 유수율은 2007~2012년 76.7%다. 2013년에는 76.9%다.

그런데 제주도 수자원본부(현 상하수도본부)가 광역 상수도 1·2단계 사업을 완료한 2009년 유수율을 측정한 결과 44%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제주도는 '상수도관 정비를 위한 국비 확보가 안 되면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유수율을 수년간 '허위보고'하다 2015년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에서 문제가 지적돼서야 실측 유수율을 공개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제주도의 '허위보고'로 환경부는 1단계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국고보조에서 제주지역을 제외했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국비지원 없이 지방재원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2020년에야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제주도의 노후 상수도관은 전체 상수도관 4833㎞ 중 27%인 1316㎞다. 이를 교체하는데 소요되는 비용만 563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국비지원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환경부는 현재 전국 노후상수도관에 대한 실태조사와 정비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2단계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과거 유수율 착오 보고로 상수도현대화사업 국비지원에서 제외되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 1월 제주지역 11개 지구 상수관로 366㎞가 환경부의 상수관망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돼 국비 우선지원 가능성이 크다"며 "제주지역 노후상수도관망 교체사업이 환경부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절충하겠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