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핀 꿈 하늘나라서 이루길".. 성폭행 피해 여대생 추모 발길

강승훈 2022. 7. 1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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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에 못다한 삶, 아름다운 하늘나라로."

18일 오전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1학년 동급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진 20대 여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추모 공간엔 A씨를 애도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비보를 전해들은 인근 지역에서도 추모 행렬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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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캠퍼스에 분향소 마련
교내 학생·시민들도 찾아 애도
교육부, CCTV 증설 등 대책
일각 '사후약방문식 처방' 비판
‘인하대 여대생 추락·사망’ 사건의 피해자를 위한 추모공간에 학생과 교직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승훈 기자
“이생에 못다한 삶, 아름다운 하늘나라로.”

18일 오전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1학년 동급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진 20대 여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이곳은 숨진 A씨가 지난 15일 새벽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가 발견된 공과대학 2호관 정면으로 마지막 숨을 쉰 장소이기도 하다.

추모 공간엔 A씨를 애도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단과대 건물 입구에 늘어선 화환에는 ‘네가 걸었을 앞날보다 아름다울까, 수천송이 꽃을 놓는다’, ‘별처럼 빛나던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등 고인의 명복을 비는 안타까운 바람이 적혔다. 인하대 정보통신공학과 4학년 신현민씨는 “피해자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 너무도 슬프다”고 했다.

A씨의 또래로 보이는 여학생 3명은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한참 눈물을 쏟아낸 이들 가운데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무섭지 않은 곳에서 편히 뛰어 노세요”라고 나지막이 읊조렸다.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비보를 전해들은 인근 지역에서도 추모 행렬이 계속됐다. 50대 주민은 “과거 다녔던 학교 이 교정에서 이런 말을 남기는 현실이 슬프고 아프다”며 “내 딸이, 내 딸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맘놓고 숨 쉬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깊은 숨을 내뱉었다.
18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 '인하대생 성폭행 추락사' 피해자를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분향소의 게시판에도 고인을 기리는 정성어린 글들이 빼곡하게 붙었다. A씨를 위로하고자 꾹 눌러쓴 글씨 일부에서는 다 적어내려가지 못한 메모도 있었다. ‘그곳에서 못다핀 꿈 이루길 바라요’, ‘고통스럽게 세상과 이별하게 된 당신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어 죄송합니다’ 등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한 학기의 짧은 대학생활을 마친 A씨의 학내 분향소는 유족의 뜻대로 발인을 마친 이날까지만 운영키로 했다. A씨의 장례는 본인이 생전 성장기를 보낸 지방에서 부모님을 포함한 적은 인원의 유족이 모여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육부가 인하대를 포함한 대학 전반의 야간 출입통제 강화와 순찰, 폐쇄회로(CC)TV 증설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교육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캠퍼스 내 안전 강화를 위해 대학들과의 협력체계 구축과 함께 학생 대상의 성폭력 예방 특별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인하대 여대생 추락·사망’ 사건의 피해자를 위한 추모공간에 학생과 교직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승훈 기자
일각에서는 사후약방문식 처방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더구나 대학별로 보안시스템이 천차만별이라 교육부 차원에서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하대의 경우 캠퍼스 내 건물은 학생증만 찍으면 누구나 24시간 출입할 수 있지만, 관내 다른 대학은 정해진 시간에 중앙통제로 열고 닫힌다. 또 CCTV 확충도 예산 문제와 직결되다 보니 사학에 강제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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