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도 코스피 사들이는 외국인..낙폭과대·수출株 '줍줍'
2주째 순매수..원화 달러비 상대적 안정
삼성전자 등 낙폭과대·대형 수출주 사들여
향후 유가·유럽 통화정책 외인 순매수 영향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외국인이 모처럼 ‘사자’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수급을 메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18일뿐 아니라 상승 구간에서도 주간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실적 하향 조정세가 어느 정도 진정된 가운데 코스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27포인트(1.90%) 상승한 2375.2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현·선물 순매수가 이어졌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동반 ‘팔자’에 나섰고, 외국인은 홀로 6290억원을 사들이며 3거래일째 ‘사자’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 하락 속에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확대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317.4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소비 지표 개선,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영향이다.
미국 6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0% 상승했고, 미시간대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1.1로 전월(50.0)보다 개선됐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완화됐고, 연방준비제도(Fed)는 7월 FOMC에서 ‘울트라스텝’(100bp 금리 인상)보다 ‘자이언트스텝’(75bp)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주까지 원·달러 환율 상승 속에서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진 점도 주목된다. 주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외국인은 2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외국인은 7월 들어 4~8일에 3340억원을, 11~15일에 4950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은 2주 연속 순매도(총 1조67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주 미국 물가 충격으로 인한 연준의 긴축 가속화 우려로 달러화 초강세가 나타났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 1320원을 뚫고 1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압박이 커지면 환손실을 우려한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를 떠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교역 불안, 무역수지 적자 확대, 코로나19 재확산, 소비심리 위축 등 대내 변수가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이고 있지만, 러시아 가스 공급 제한과 유럽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급격한 유로화 약세와 달러 인덱스 상승 영향이 주요하다고 본다”며 “추이를 살펴보면 달러 강세 폭과 속도 대비 원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며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낙폭과대·대형 수출株 매수…“유가·유럽 통화정책 봐야”
여기에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세가 진정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의 2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주간 실적 전망 변동폭이 완화되고 있다는 평이다. 외국인들은 낙폭과대주와 대형 수출주를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약 2주간(7월 4~18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주요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005930)(7400억원), SK하이닉스(000660)(3120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1200억원), SK텔레콤(017670)(1000억원), S-Oil(710억원), 삼성SDI(006400)(660억원), 현대차(480억원) 등이다. 이날도 외국인이 순매수 상위주 1~3위 삼성전자(3%대), SK하이닉스(2%대), NAVER(035420)(6%대)는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정보기술(IT) 업종에 베팅하려는 모습을 보였는데, 반도체 이익 하향 조정이 뚜렷한 상황에서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업황 영향으로 해석된다”며 “반도체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민감한 수출주인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도 성장주 우위 가능성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추가 순매도 가능성을 당분간 배제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노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외에도 선진국 경기를 고려하면 달러 강세를 당분간 계속될 위험이 있다”며 “다만 원화 약세 요인인 유가의 하향 안정화 여부에 따라서 수급 우려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투자전략팀장은 “달러 대비 원화의 상대적 강세, 실적 전망 하향 조정세 진정에 코스피의 극심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86배로, 유가 안정과 다음주 유럽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되면 달러 강세가 진정되며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친 살해 20대男, 시신 옆에서 '넷플' 보고 음식 먹었다
- '검찰 인연' 지선후보 아들도 대통령실에…"자질·역량 충분"
- 안철수도 文정부 탓…"尹지지율? 전 정권서 국민갈등 심했기 때문"
- [단독]경찰대 출신 '고시 3관왕'의 추락…또 몰카범죄로 '유죄'
- [단독]“장난이었다”…‘男후배 유사강간’ 우슈 전 국가대표 징역형
- 지지율 6주째 하락인데 전 정권 탓만 하는 尹대통령
- 생방송 중 20억 당첨...'개츠비'처럼 당첨금 손에 쥔 여성BJ
- “난 박정희 비선”이라던 허경영, 허위사실 유포로 경찰 조사
- '스케치북', 유희열 표절 논란 여파 탓 13년 만에 종영
- '손흥민 단짝' 케인 "잊지 못할 일주일...또 한국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