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집중해서 일할 때"..애플·구글·골드만 등 美대기업 '긴축' 모드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2. 7. 19.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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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우려에 고용과 지출 규모 축소
A woman walks by a local shop as discounts are displayed, in downtown San Francisco, California, U.S., July 13, 2022. REUTERS/Carlos Barria /사진=로이터=뉴스1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대기업들이 고용 속도를 늦추고 지출을 줄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고용과 지출을 철저히 통제하는 '긴축'에 나서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애플이 내년도 일부 부서의 고용과 지출을 당초 계획보다 늦출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전사적 방침은 아니지만 불확실한 시기에 더욱 신중해지려는 움직임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공개적으로 '신중모드'에 들어갈 것임을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구글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채용을 늦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차이 CEO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맑은 날 보여줬던 것보다 더 절박하고 더 날카로운 집중력과 더 많은 배고픔을 갖고 일해야 하고, 더욱 기업가적일 필요가 있다"며 "어떤 경우에는 중복된 투자 부분을 통합하고 프로세스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말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일부 감원을 단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정리해고가 전체 직원 18만명 중 1% 미만에 영향을 미쳤고, 컨설팅, 고객 및 파트너 솔루션 등 다양한 그룹 및 지역에서 감원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감원 이유에 대해 회사 측은 "우리는 정기적으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구조조정을 한다"고 설명했다.

메타플랫폼도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로 채용 계획을 축소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긴축'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겸 회장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며 "특이한 점은 수요와 공급 모두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라는 외생적 사건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솔로몬 CEO는 "글로벌 대기업의 CEO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공급망 쪽에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시장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 더 낮아질 조짐이 있다고 예상하지만 이는 불확실하며, 우리는 이를 매우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금융 환경을 계속 긴축하고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자산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솔로몬 CEO는 가장 큰 우려로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한 조치가 기업의 신뢰와 소비자의 활동 모두에 타격을 입히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더 많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 상황을 고려해 모든 자원을 신중하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데니스 콜먼 골드만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알렸다. 콜먼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어려운 운영 환경을 감안해 모든 미래 지출과 투자 계획을 면밀히 재검토하고 있다"며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채용 속도를 늦추고 향후 특정 전문가 수수료를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팬데믹 기간 중단했던 연례 성과평가도 올해 말부터 재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이 평가가 그동안 실적이 저조했던 직원들을 걸러내기 위해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기술기업 채용 정보사이트인 '트루업'에 따르면, 이미 기술기업들의 인력 감원은 '진행중'이다. 지난 5월 한달 동안 2만1442명이 해고됐고, 6월에는 2만868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7월 들어서는 현재까지 1만3050명이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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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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