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연일 "어민은 흉악범".. 北인권단체 "진보정당 맞나"

박상기 기자 2022. 7. 1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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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019년 강제 북송된 귀순 어부에 대해 연일 ‘흉악범’이라고만 강조하고 있다. 18일에도 “지지율이 떨어진 윤석열 정부가 희대의 흉악범을 이용한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통일부가 이날 강제 북송 동영상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한심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런 민주당의 태도가 그동안 ‘인권’과 ‘적법 절차’를 강조해온 것과 상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등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탈북어민 강제북송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16명 인명을 살해하고 바다에 수장한 희대의 흉악범을 비호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북한 흉악범 도피처로 만들자는 얘기냐”고 했다. 그는 강제 북송 영상 공개에 대해서도 “선정적 장면을 공개해 국민 감정선을 자극하려는 취지”라며 “통일부라는 부처가 과연 그런 일을 하는 부처냐. 효과 없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한심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귀순 어민들이 ‘희대의 살인마’라고 거듭 강조하며 “북한 송환이 옳았다고, 국민 평가는 이미 끝났다”고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평소 강조하던 ‘인권’과 ‘적법 절차’ 등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인 앰네스티와 미 의회 인권위원회 등에서 이번 사건을 “국제법상 강제 송환 금지 원칙 위반” “북한 체제의 야만성과 문재인 정부의 공모”라고 지적했지만, 민주당은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인권과 민주 절차 강조는 전 세계 진보 정당의 공통 분모인데도 민주당은 강제 북송 사건에선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우리 선원들을 살해한 조선족에 대해선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며 변호한 적이 있는데 귀순 어민에 대한 민주당 태도는 180도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장은 본지 통화에서 “민주당이 평소 진보 정당을 표방하면서 인권을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인 것처럼 강조했는데, 이번 사건에서 다 내팽개친 모습은 너무나 이중적”이라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귀순 어민 강제 북송에 대해 “모든 국가의 사무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북송 과정에서 법적 절차가 준수됐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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