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적채용·북송' 강공모드..쇄신 뒷전(?) 우려

송다영 2022. 7.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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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출범 한 달 만에 평가위 신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홍근 원내대표. /국회=이선화 기자 /현장풀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연달아 '헛발질'을 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견제'의 발톱을 매섭게 들이대고 있다.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에는 강하게 비판하고, 전 정부를 향한 '대북' 사건 재점화에는 '국정조사 규명'을 외치며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민주당이 '야당의 견제' 프레임에 머물러 지난 대선, 지방선거 때 놓쳤던 '당 쇄신'을 또 뒷전에 두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 '불공정·몰상식하다'며 연일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해외 순방에 민간인인 신모 씨를 동행한 데 이어 권 직무대행이 지인 아들을 대통령실에 채용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18일 비대위에서 "인사 참사로 불렸던 장관 인사와 사적 채용으로 불리는 대통령실 인사, 그리고 대통령 1호기에 민간인을 태웠던 비선 논란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은 참담하다"며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논란을 키운 권 직무대행의 해명도 직격했다. 앞서 권 직무대행은 지난 15일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인 9급 행정요원 우모 씨가 자신의 지인의 아들이라는 보도에 대해 "내가 추천했다. 최저임금 받고. 방학 때 우리 사무실 와서 자원봉사도 하고 선대위 쪽에 넣었다"고 시인했다. 또 "나중에 장 의원에게 물었더니 대통령실에 안 넣었다고 해서 내가 좀 뭐라고 했다. 막 좀 넣어달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자리가 없다고 했다"며 "그래도 7급에 넣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인 9급 행정요원 우모 씨가 자신의 지인의 아들이라는 보도에 대해 "내가 추천했다. 최저임금 받고. 방학 때 우리 사무실 와서 자원봉사도 하고 선대위 쪽에 넣었다"고 시인했다. /이선화 기자

이에 대해 '30대'인 서난이 민주당 비대위원은 "분노한 국민과 청년이 묻는 것은 9급 요원의 능력과 검증 절차가 아니다. 그 청년의 아버지가 윤석열 대통령이나 권성동 원내대표와 관계가 없었다면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고 대통령실에 들어갈 수 있었겠는가를 묻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 그는 '캠프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대통령비서실에 행정요원 9급으로 채용된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사과와 반성이 없고 '부모 찬스'를 너무 당당하게 이야기하니 더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당 지도부는 공격 태세에 이어 '방어 모드'도 병행했다. 통일부가 지난 2019년 탈북 어민의 강제북송 당시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영상을 공개하자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치보복수사 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통일부의 영상 공개에 관해 "선정적인 장면을 공개해 국민 감정선을 자극하려는 취지"라며 "효과 없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한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강제 북송된 어민들을 '업기적 상인자들'이라고 규정하며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의 북송은 불가피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현재 지지율 열세인 정부와 여당이 전 정부의 '대북' 관련 이슈들을 끌고 오면서 '정치 보복'에 나섰지만, 관련 공세들이 이어지더라도 민주당이 불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정부와 여당 '3고'(고물가·고금리·고유가) 상황에도 문재인 정부 공격에만 몰두하면 오히려 역풍이 불 것으로 예측한다.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탈북 어민 2명이 판문점을 통해 북송될 당시 촬영된 영상을 18일 공개했다. 사진은 앞서 통일부가 지난 12일 공개한 관련 사진. /통일부 제공

다만 야당이 정부와 여당 공세에 몰두하다 보니 정작 민주당의 '혁신'에는 발걸음이 늦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다시 태어나자 이번 계기로 바뀌지 않으면 2년 후에 우리 총선도 어렵다' 이런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었는데 전준위에서 전대 룰을 가지고 옥신각신하고 가다가 그게 봄눈 녹듯이 슬금슬금 그런 얘기가 지금 안 나온다"며 "여당이 지리멸렬하고 있고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도 막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쇄신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좀 한가한 얘기 비슷하게 돼서 안타깝다"고 한 바 있다.
반면 야당이 정부와 여당의 '부정 여론 확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몰두하다 보니 정작 민주당의 '혁신'에는 발걸음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우상호 비대위 출범 한 달 만인 지난 15일에야 민주당은 대선과 지선을 평가하고 당에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는 '새로고침 위원회'를 신설했다. /남윤호 기자

실제로 우상호 비대위는 출범 한 달 만인 지난 15일에야 대선과 지선을 평가하고 당에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는 '새로고침 위원회'를 신설했다. '새로고침 위원회'는 우 위원장을 필두로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이관후 전 국무총리 비서관·이원재 랩(LAB)2050 대표·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대학 교수·황세원 1in 연구소 대표 등 5명의 외부 위원이 참여한다. 전대 준비 마무리 후 미뤄뒀던 당의 혁신과 쇄신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로고침 위원회'의 향후 활동에 대해 "(3일 전 이후로) 아직은 활동이 잡힌 것이 없다"며 "정치적 유불리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해 외부 위원으로 채웠다"고 설명했다. 당 쇄신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당대회가 본격화되면 당의 혁신에 대한 논의들이 후보들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윤석열 정부가 너무 못 하고 있기 때문에 더 부각돼 그렇게 보일 뿐"이라고 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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