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따라가는 이재명, 당권 잡아 위기 돌파하나 [뉴스+]
당권 도전장.. 대권 재도전 위해 필수코스
각종 수사 진행중.. 실패시 궁지 처할 수도
당선 가능성 크지만 97그룹·친문 공세 ↑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대표경선에 출마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2월5일 “위기의 야당 대표를 맡는 건 벼슬이 아니라 십자가라고 믿는다”며 이처럼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세 번의 죽을 고비는 전당대회 승리와 당 혁신, 총선 승리였다.
패배한 대선후보와 방탄 당선 국회의원이라는 일각의 색안경에 맞서야 하는 이재명 의원에게도 문 전 대통령 못지않은 고비가 기다린다. 당장 전당대회를 앞두고 갈라진 친이재명계와 친문재인계의 반목과, 자신과 당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는 사법리스크, 그리고 국민의 선택이다.
◆“대선 패배 책임지겠다” 당권 도전장 내민 이재명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은 이미 예정돼있던 일이다. 친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의 당권 도전을 반대하는 의견들이 쏟아졌지만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당권 도전 의지는 확고했다.
초선 이재명이 가는 길은 문 전 대통령의 길과 유사하다. 문 전 대통령도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후 초선 국회의원,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대표가 됐고, 이듬해 민주당을 20대 총선 승리로 이끈 뒤 19대 대선에서 승리했다.
이런 방식은 이 의원에게도 적용된다. 그는 지난 대선후보 시절부터 유지해온 친명계 조직과 외곽 지지자들을 필두로 당권을 장악한 후 대권으로 가는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번 당권 도전은 이 의원의 정치생명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일지 모른다. 그를 옥죄고 있는 각종 사법리스크에서부터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가 이번 당권 도전에 성공한다면 계획대로 대선 가도를 달릴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당장 수사당국에 소환되는 상황까지 더해지며 궁지에 처할 수 있다.
사법리스크는 현재 이 의원 개인적으로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그는 “비 오는 날 먼지 날만큼 십수년간을 탈탈 털렸다”며 “정적을 공격하려는 과도한 음해는 자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민주주의 후퇴와 공권력 남용을 확실히 막겠다”며 수사에 대한 확고한 대정부 투쟁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에게 이번 당권 도전은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가능성이 있다.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야당을 향한 여권의 정치 공세 프레임에 맞서 당 차원 대응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사당국은 전방위로 이 의원들 둘러싼 각종 수사를 진행 중인데, 큰 줄기만 해도 쌍방울 그룹과 관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대장동 의혹,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유용 의혹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 의원의 자택 옆집을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얻어 비선캠프를 운영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까지 진행된 상황이다.
◆‘어대명’ 속 이재명 공세수위 높이는 97그룹·친문
민주당 안팎의 분석대로 ‘개딸’(개혁의 딸)로 상징되는 열성 당원들의 지지와 친이재명계의 맹목적인 충성을 받는 이 의원의 당 대표 당선 가능성은 커보인다.
이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자마자 97그룹·친문계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연일 이 의원을 공격하고 있다.
97그룹 후보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선언, 이재명은 있고 국민은 없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관한 염려는 있지만 민주당의 정치적 미래에 관한 숙고는 없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대선·지방선거 패배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는 이 의원을 향해 “후보로서 대선 패인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해달라,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지방선거 패인을 성찰해달라”고 했다.
친문계 설훈 의원도 “목숨 같던 청렴과 도덕성은 민주당을 향한 비아냥과 조롱거리로 전락했는데도 부정하고 외면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했지만, 반성도 혁신도 하지 않은 채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고 이 의원 출마를 에둘러 비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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