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평가 '우수'에도 연임 부결..출연연 기관장 물갈이 '신호탄'
[KBS 대전] [앵커]
문재인 정부에서 선임된 대덕특구 정부출연연 원장 두 명이 기관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아 재선임될 요건을 갖추고도 최근 이사회 결정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는데요.
과학기술계는 출연연 기관장들에 대한 새 정부의 본격적인 물갈이 신호탄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장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가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과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의 재선임을 부결시켰습니다.
지난 3월 임기가 끝난 두 원장은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리면서 넉 달 가까이 거취 결정이 미뤄졌는데 이사회에서 재선임 요건인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연임에 실패했습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관계자 : "다음 이사회 일정이 정해지면 그 이사회에서 다음 원장님을 어떤 식으로 뽑을 건지에 대해서 논의하고 결정되면 절차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과학기술계에서 출연연 기관장의 3년 임기가 너무 짧아 중장기 연구개발 뒷받침이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자 관련 법률과 시행령을 개정해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 이상이면 기관장이 재선임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습니다.
두 원장 모두 기관평가에서 '우수'를 받아 연임이 가능했지만 전 정부 임명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습니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 사례는 지난해 8월 재선임된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이 처음이자 유일합니다.
[이석훈/출연연 과학기술인협의회 총연합회장 : "과학기술의 연구개발이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기 힘들거든요. 기관장이 바뀌게 되면 연구 단절이 생기게 됩니다. 결국, 우리가 연구역량을 갖추는데 한계가 오는 거죠."]
지난 4월 임기가 끝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의 경우 기관평가에서 '보통'을 받아 바뀔 가능성이 더 큰데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출연연 기관장들도 줄줄이 물갈이될 것으로 과학기술계는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학기술연구의 연속성과 출연연의 특수성을 고려한 법 개정 취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장훈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박장훈 기자 (p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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