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사건 '신상털기' 과열..위법이자 2차 가해
[앵커]
파랗고 노란 티셔츠와 짙은색 바지.
무지개가 그려진 어린이 옷도 있네요.
평소 편하게 입고, 또 흔히 볼 수 있는 옷들이죠.
그런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성범죄 피해자들이 피해를 당할 때 입고 있던 옷이라는 겁니다.
"당신은 무엇을 입고 있었나"
전시회에 붙여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성범죄는 절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이 평범한 옷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이런 범죄가 있을 때면 옷차림 등을 거론하며 피해자도 책임이 있다는 얘기들이 나옵니다.
이번 인하대생 사망 사건에서도 비슷한 2차 가해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엄연히 법에 어긋나는 일로, 처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인하대 학생 사망 사건'의 피해 학생을 거론한 글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피해자의 신상을 묻거나 외모를 언급하는 내용 등이 올라와 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신 이유 등을 거론하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듯한 글까지 있습니다.
대부분 도를 넘는 추측으로, 명백한 명예훼손이자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서 규정한 '2차 가해'에 해당됩니다.
[서혜진/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 "2차 피해의 범위에는 피해자의 가족까지도 다 포함이 되거든요. 추가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보여줘야 할 태도나 예의가 아닐까 생각해요."]
가해자와 관련해서도 개인정보뿐 아니라 소속 학과, 가족 신상까지 공개되면서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김민석/광주광역시 오룡동 : "정보가 과도한 요즘이니까 충분히 알아낼 수 있다 하더라도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궁금해하지 않는 것도 그 사람에 대한 배려고…."]
피해 학생이 다니던 단과대 앞은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인을 기리는 학생들이 조화와 손편지 등을 바쳤습니다.
[홍철/인하대 재학생 : "생을 일찍 마감했다는 게 너무 슬퍼서…."]
[백주영·나성경/인천광역시 부평동 : "너무 안타까웠고 좀 무섭기도 하고…."]
어젯밤(17일) 구속된 가해자 A 씨에 대한 경찰 조사는 나흘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A 씨는 성범죄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피해 여성을 창 밖으로 밀지는 않았다며 살인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 황종원 정형철/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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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writt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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