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들 달러 부족 몸살..사실상 디폴트 국가 급증
[앵커]
미국의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은 가난한 나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가 빠른 속도로 국외로 빠져나가면서 국제통화기금, IMF의 문을 두드리는 나라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방콕 김원장 특파원 연결합니다.
김 특파원! 경제가 붕괴된 스리랑카 상황은 계속 전해드렸는데 다른 여러 나라들도 나랏빚을 갚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요?
[기자]
네, 해외투자자들이 저개발국가의 주식이나 부동산을 팔아 치우면서 달러가 무서운 속도로 이들 나라를 빠져 나오고 있습니다.
믿을 건 달러뿐이라는 건데요,
그러자 달러 곳간이 바닥난 나라들이 앞다퉈 국제통화기금, IMF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미 4년 전에 IMF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고 있는 파키스탄도 다시 추가 지원에 합의했고요,
아르헨티나,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튀니지 등 IMF에 대출 신청을 하는 나라들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IMF 총재 : "오늘 30%의 신흥국 또는 개발도상국들이 채무 (상환) 위기를 겪고 있고, 그 두 배죠, 저개발국가들은 60%나 됩니다."]
[앵커]
특히 저개발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시장이 불안해지니까 모두들 달러만 사들이고 있습니다.
달러 값이 20년 만에 최고칩니다.
그만큼 다른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있고요,
사실 자국 화폐 가치가 급락하면 수출이 유리해집니다.
우리 원화가 얼마 전 1달러에 천2백원 대에서 지금 천3백원대가 됐는데, 그나마 우리 기업은 1달러 벌어오면 100원이 더 남게 됩니다.
그런데 저개발 국가들은 수출할 게 거의 없습니다.
대신 달러 아끼려고 석유 수입을 줄이다보니 석유 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이나 네팔은 술, 담배는 물론이고 자동차 수입까지 금지했습니다.
미얀마는 의약품 등 생필품 수입까지 제한하고 있고, 심지어 기업들에게 달러 대출 상환을 중단하라고까지 지시했습니다.
가난한 나라들이 필사적으로 자본 유출을 막고 있지만, 연말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대략 3% 수준까지 올라갈 텐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이윤민/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최창준/자료조사:이지은
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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